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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과 어쩌나…내년 수련보조수당 '폐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흉·비·외·산’은 대표적인 기피과의 초성을 이어붙인 말이다. 각각 각각 흉부외과, 비뇨기과, 외과, 산부인과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기피과가 이 네 개과에 머무르지 않고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내과까지 기피현상이 확산되며 전문과목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습니다.

여기에 기피과에 지원되던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을 정부가 내년을 끝으로 지급 중단키로 했다.

외과, 병리과, 결핵과, 산부인과, 예방의학과, 흉부외과, 진단검사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8개 전문과목의 표정은 더욱 암울해졌다.

전공의들은 매달 50만원씩 레지던트 기간 4년 간 총 6000만원을 수련보조수당으로 받아왔다. 그러나 내년부턴 이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수련보조수당 지급 중단은 이미 예고됐던 사항이다. 보건복지부는 4년 전 기획재정부와 보조수당의 단계적 폐지에 합의한 바 있다.

수련보조수당 지급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확보 효과가 미흡하고, 수급 불균형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다른 전공과목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2016년도 예산안 가운데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 관리 사업에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으로 46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산부인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4개 진료과 레지던트 4년차에 지원할 예산이다. 이마저도 서울대병원 등 국공립병원에 한정됐다.

이들의 전공의 신분은 내년 2월에 끝난다. 1~2월 두 달간 100만원을 46명에게 지원하고 나면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은 더 이상 지급하지 않는다.

당장 의료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새로 신설되는 의료질 평가지원금 평가항목에 이를 반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피과 전공의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피과에 보조수당을 지원했지만 전공의 확보율은 민간병원과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낮다. 보조수당이 폐지되더라도 기피과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응급의학과는 기존대로, 그러나…

이완 별도로 응급의학과 전공의에 대한 수련보조는 현 방식이 지속될 예정이다.

수련보조수당의 재원이 응급의학과의 경우는 ‘응급의료기금’에서, 다른 기피과는 일반회계의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관리’ 사업에서 지원돼왔기 때문이다.

내년도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627명을 지원하는 데 37억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응급실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응급의료가 의료체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특수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응급의학과에 대한 수련보조 예산마저도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국회예산처는 “열악한 환경은 수가조정을 통해 개선할 사항”이라며 “응급의학 전문의 부족 문제는 정원확대를 통해 해결할 문제”라는 의견을 달았다.

현재 외과와 흉부외과에 적용되는 수가가산의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다른 진료과처럼 수련보조수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예산정책처는 “기존에 수당을 주던 응급의학 레지던트 2~4년차에 대해서는 사업의 신뢰성을 위해 수료할 때까지 지원을 지속하고 신규로 충원된 인력(레지던트 1년차)에 대한 수당 지원부터 중단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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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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