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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범대에 박은식 선생 흉상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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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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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대 사범대 역사관 앞에서 백암 박은식 선생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시우 서울대 사범대 동창회 상임 부회장, 전태원 서울대 사범대학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박유철 광복회 회장과 부인 양준자씨, 이수성 전 국무총리,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신용하 울산대 석좌교수. [사진 서울대]

학자·언론인·교육자로 일제와 맞선 백암(白巖) 박은식 선생(1859~1925)의 흉상이 서거 90주년을 맞아 세워졌다. 백암 선생은 1925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독립운동가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전신 한성사범학교서 교편 잡아

 지난달 30일 서울대 사범대 역사관에서 이수성 전 국무총리,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신용하 울산대 석좌교수, 이하경 중앙일보 논설주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자리를 함께 한 백암 선생의 손자 박유철 광복회장은 “앞으로 백암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 집안은 대표적 독립운동 명문가다. 그의 부친 박시창(1903 ~86) 선생은 광복군 참모를 지냈으며, 부인 양준자씨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독립운동가 양기탁 선생의 손녀다.

 서울대 사범대에 백암 선생 흉상이 만들어진 건 그가 사범대의 전신인 한성사범학교에서 교관으로 재직한 경력 때문이다. 그동안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기록을 찾지 못했지만, 서울대 역사교육과 김태웅 교수가 지난해 『일성록』에서 백암 선생의 임명 기록을 확인했다. 일성록은 1752년부터 1910년까지 조선 국왕과 국정을 일기체로 기록한 문서다. 이후 서울대 사범대와 백암 선생 후손들이 흉상을 서울대에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백암 선생은 한성사범학교에서 한학과 윤리학, 역사를 가르치면서 대한매일신보에 반일의식을 북돋는 글을 썼다. 김 교수는 “백암 선생은 학자와 언론인으로 많이 조명됐지만, 교육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분”이라며 “특히 ‘사범학교는 여러 학문의 뿌리’라며 교사양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백암 선생은 민립사범학교 건립운동을 주도했고, 서우사범학교(서북협성학교)을 개교했다.

 그의 흉상은 유일하게 남은 그의 사진을 바탕으로 전준 서울대 조소과 명예교수가 제작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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