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성 대장균 의심환자 전국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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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 균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치료를 받아오던 경기도 모 재활원생 崔모(4)군이 지난 19일 오후 숨졌다. 이에 앞서 경기도 양평에서도 한 어린이가 비슷한 증세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崔군과 같은 재활원생 15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보균자로 밝혀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10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국립보건원은 崔군이 숨지기 전인 지난 15일 양평 축산 농가의 남자 어린이(8)가 용혈성 요독증세로 서울의 모 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어린이의 경우 장출혈성 대장균 외 다른 원인 때문에 이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건원은 설명했다.

또 이 재활원 외 서울에서 4명, 경기도에서 5명, 충북에서 1명 등 10명의 용혈성 요독증 의심환자가 신고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 서울의 경우 세 명이 같은 중학교 학생이다.

崔군을 비롯한 재활원생 두 명은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독이 쌓이는 용혈성 요독 증세 때문에 지난 16일부터 치료를 받아왔다.

이 중 숨진 崔군과 다른 한 명의 환자에게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이 환자는 중태에 빠져 있다. 대장균 보균자 15명은 다행히 설사 등의 증세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환자 및 의심환자는 모두 27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14세 이하의 어린이다.

보건원은 재활원생들의 감염 원인으로 오염된 음식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식자재를 공급한 회사 등을 대상으로 급식 메뉴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보건원은 또 문제의 장출혈성 대장균이 널리 알려진 O-157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균(O-26, O-111균 등)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23일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성식 기자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예방책=주로 6~9월 쇠고기를 덜 익혀 먹을때 주로 감염된다.소·염소·말 등이 균을 갖고 있다.3~8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감염된 환자의 피부에 접촉하면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제1군 법정전염병이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면 유아의 경우 10% 가량이 용혈성 요독 증세를 보이고 이 중 5%는 사망한다.노인은 50%가 사망한다.2000년 1명, 2001년 11명,2002년 8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2000년에 한 명이 사망했다.

감염을 막으려면 쇠고기를 2분 이상 70도가 넘는 열을 가해 익혀 먹고 우유나 유제품은 반드시 멸균 처리해야 한다.집에서 쇠고기를 요리한 칼이나 도마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설사 증상이 있는 사람은 조리를 하지 않는게 좋다.개인은 자주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아동보호시설 등은 환경을 청결히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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