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가뭄엔 여야 없이 협조해야” … 안희정 “4대강 정쟁으로 가면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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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28일 오후 안희정 충남지사(오른쪽)와 함께 저수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예당저수지를 찾았다. 김 대표는 이날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뉴시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28일 충남 예산의 예당저수지에서 만났다.

김 대표, 국정교과서 고시 확정 뒤
민생현안으로 당 운영 전환키로

 예당저수지는 가뭄으로 인해 충남에서 저수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이다. 김 대표는 안 지사에게 “4대 강 사업에 대한 여론이 나빠져 지천(支川)까지의 2차 사업이 중단돼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며 “도수로(導水路·취수시설에서 농업용수를 끌어오기 위해 설치하는 수로) 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천 사업은 지천과 4대 강 16개 보에서 각 지역의 저수지로 도수로를 연결하는 공사로, 이명박 정부 4대 강 사업의 후속이다. 김 대표를 수행한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도 안 지사에게 “먹는 물에는 여야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이에 안 지사는 “가뭄 앞에 (4대 강 사업 등) 지난 정치적 쟁점을 가지고 다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가뭄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4대 강 사업이라는 정치 공방에 말리지 않고 여야 없이 협조해야 할 일이라는 데 안 지사도 동의했다”며 “바로 이런 일이 여야 구분 없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안 지사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알고 오셨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보령댐에 들러 “(가뭄 극복은) 국비가 아니면 지자체 예산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며 “당에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의 이날 보령 방문은 본지 보도(10월 28일자 1면) 이후 잡힌 일정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국면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민생 현안 쪽으로 당 운영 기조를 틀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 관계자는 “다음달 5일 정부의 국정화 확정고시가 나오면 당이 지원은 하되 기본적으로 여론·홍보전은 정부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이은 기자 lee.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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