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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7차전까지 간다” vs 김태형 “5차전서 끝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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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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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시즌 챔피언 삼성과 플레이오프 승자 두산이 맞붙는 한국시리즈(7전4승제·KS)가 26일 막을 올린다. 이번 KS는 ‘핸디캡 시리즈’다. 삼성은 주력 투수 3명이 빠졌고, 두산은 체력의 열세를 이겨내야 한다.

오늘 한국시리즈 1차전

 류중일 삼성 감독은 2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주축 투수들이 빠져 있기 때문에 7차전까지 갈 거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0일 불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 3명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출전 선수 명단에서는 윤성환(34), 안지만(32), 임창용(39)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윤성환은 올해 팀내 최다인 17승을 올린 에이스이고, 안지만과 임창용은 각각 홀드 1위(37개)와 세이브 1위(33개)에 오른 불펜의 핵심이다. 류 감독은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세 선수가 빠진 이유는 분명했다.

 외국인 투수 피가로(31·도미니카공화국)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류 감독은 과거 KS에서 4인 선발 로테이션을 즐겨 썼다. 풍족한 선발 자원을 바탕으로 여유있게 선발진을 가동해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윤성환이 빠져 피가로-장원삼-클로이드의 3인 선발진으로 꾸릴 가능성이 커졌다. 1차전 선발인 피가로는 4,7차전까지 세 번 등판해야 한다. 정인욱을 4차전에 내보낸다 하더라도 피가로가 5차전에 나간 뒤 불펜에서 대기해야 한다. 피가로는 정규시즌에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3.38의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마지막 등판인 3일 넥센전(7이닝 무실점)에서는 시속 150㎞대 강속구가 살아났고, 3주간 충분히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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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문의 공백을 메울 키플레이어는 왼손 투수 차우찬(28)이다. 차우찬은 정규시즌에서 선발투수로 13승을 올렸지만 이번 KS에선 마무리로 나선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과 심창민을 더블 스토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투 능력과 경험에서 앞서는 차우찬이 좀 더 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차우찬은 2010년부터 5년 연속 KS에 나가 1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2.38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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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오른쪽)은 ‘몇 경기를 남기고 끝날까’라는 질문에 ‘0’ 모양을 만들어 7차전 승부를 예측했다. 김태형 감독은 5차전을 점쳤다. [대구=뉴시스]

 두산은 체력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힘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2013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정규시즌 4위 두산은 준PO 5경기, PO 4경기를 하고 삼성과 KS에서 만났다. 두산은 3승1패로 앞서 나갔지만 막판 체력 저하를 보이며 3연패를 당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특히 타자들은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삼성 투수들의 강속구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장기전이 된다면 두산에게 불리하다. 김태형 감독은 “팬들이 많은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싶다”고 말했다.

 마운드 운용에도 어려움이 많다. 에이스 니퍼트(34)가 1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29)을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유희관이 이번 PS에서 부진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시즌 내내 잔부상을 달고 다녔던 니퍼트의 등판 일정을 또다시 줄이는 게 부담스러워서였다. 니퍼트는 이번 PS에서 세 차례 선발로 나가 23이닝을 던지면서 309개의 공을 던졌다. 두산으로선 2선발 장원준이 준PO와 PO처럼 6이닝 이상을 꾸준히 던져줘야 승산이 있다.

 마무리 이현승(32)의 피로도도 높다. 이현승은 1승3세이브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8이닝이나 던졌다. 특히 PO 5차전에서는 7회부터 나와 3이닝을 막았다. 함덕주·노경은·진야곱 등 필승조 투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현승이 많은 짐을 졌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KS는 7경기를 하고, 4번을 이겨야 한다. PO처럼 니퍼트와 이현승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다. 불안하더라도 계투요원들이 나가 막아줘야 두산에게 승산이 있다”고 했다. 정민철 MBC 스포츠 해설위원도 “삼성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분명히 두산이 열세다. 극복하려면 두산 투수들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대구=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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