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등 10개 산업 규제 풀어 청년 위한 창업 오아시스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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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청년들을 막막한 ‘창업의 사막’으로 내보내는 건 사회적 배임”이라며 “창업 오아시스 조성을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강원도 춘천시 강촌에서 열린 언론 세미나를 통해서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촉구

 그는 “지난 2013년 기준으로 100만 명 창업자 중에서 절반(48%)은 음식점·슈퍼마켓 같은 생계형 사업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그 뒤를 이은 게 카센터·미용실 같은 기능형 창업(38%)이었다. 그는 “치킨집은 3만6000개로 세계 각국의 맥도널드 매장 3만5000개보다 많고, 미용실 역시 10만2000개로 미국내 전부인 8만6000개를 압도한다”고 말했다. 청년을 포함한 창업자들이 사막처럼 척박한 과당경쟁 속에서 고군분투한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앱·게임 개발 등의 기술형 창업(14%)은 소수에 그쳤다. 이 부회장은 “벤처 창업의 성공률은 5%로 이스라엘의 10분의 1 수준이고, 창업 기업의 생존률 역시 41%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영화와 택배 산업의 규제가 풀리면서 업종이 성장하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규제를 과감히 없애 청년들이 ‘창업 오아시스’에서 맘껏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사회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 부회장은 “의료·관광·요트마리나·자동차개조 등 10개 산업의 규제를 풀어 창업 오아시스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이 경우 57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유발하면서 111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특히 “진입규제 강도가 낮은 음식숙박업의 2013년 창업자는 18만 명이었지만 규제가 많은 보건업에선 이 숫자가 8000명에 그쳤다”며 “새로운 분야에서의 창업을 위해선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경우 8조원의 부가가치와 20만 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지만 ▶30년간 유해시설 취급받는 관광숙박시설 ▶까다로운 유커(遊客·중국인관광객)와 동남아인 비자 등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국토 64%를 차지하는 산악자원을 활용하면 20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있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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