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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구출작전 지휘 함장 부식비 횡령 혐의로 체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방부 검찰단이 20일 해군본부 소속 K준장을 공금 횡령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군 검찰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 있는 K준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K준장은 2012년 청해부대 지휘관(함장·당시 대령)으로 있으면서 장병들의 부식비 수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라고 말했다.

“강감찬함 이끈 준장 수천만원 유용 ”?
술·기념품 구매, 인사 로비 가능성

 청해부대는 한국 상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프리카 아덴만에 머물고 있는 부대다. 해군 함정 1척(KDX-Ⅱ·4400t급)이 6개월 주기로 교대한다. 이날 체포된 K준장은 아덴만에 파견된 강감찬함 함장을 맡아 2012년 12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제미니호 선원 4명을 무사히 구출하는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군 검찰 측은 "아직 K준장의 혐의사실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군 검찰은 체포 전 수개월 동안 내사를 해 왔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의 급식비를 과다하게 청구해 술이나 기념품을 구매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내사 결과 일부 제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난 것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고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일부 제보 내용에 대해선 수사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K준장은 청해부대 함장 시절 함정에 쓰는 유류비를 일부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군 주변에선 현지 물품 구매가 많은 해외파병 부대의 사정을 고려하면 공금유용이 K준장에 국한된 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K준장이 비자금을 마련해 진급 등 인사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터키와 사법공조해 방산비리 수사=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공군 전자전 장비(EWTS) 납품 비리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EWTS를 납품한 터키 하벨산의 전직 임원 2명을 소환하기 위해 지난달 법무부에 터키와의 사법공조를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소환 대상은 하벨산의 파루크 야르만 전 부사장과 고칸 전 상무다.

정용수·서복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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