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시설 부지라더니 … 백석대 고속도로 옆 옥외 광고물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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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북천안IC에서 남쪽으로 500m 지점에 설치한 광고물. [강태우 기자]

천안 백석대가 경부고속도로 옆에 광고물을 불법으로 설치해 9년째 관리하고 있다.

10년 전 북천안IC 인근에 설치
지자체 허가 없이 불법 운영

 20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백석대는 2005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북천안IC에서 남쪽으로 500m 지점에 가로 50m, 세로 10m가량의 광고물을 설치했다. 광고물에는 커다란 글씨로 ‘백석대학교’라고 적혀 있다. 광고물은 콘크리트로 기초를 만들고 철골을 덧대 만들었다. 야간에도 잘 보이도록 50여 개의 조명 시설까지 갖췄다. 광고탑에는 시설물을 알리는 문구와 전화번호까지 표시해 허가를 받은 것처럼 해놨다.

 그러나 이는 불법 시설물이다. 백석대는 연구시설을 짓는다는 이유로 2004년 광고물 주변 임야와 대지를 사들였다. 이듬해 7월 천안시에 신고하고 광고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연구시설은 짓지 않았다. 시는 불법 시설이라며 과태료(이행강제금)를 부과했다. 백석대는 부당하다며 2006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당시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학교나 종교시설 안에 설치한 광고물은 허가 대상이 아니어서였다.

 하지만 2007년 규정이 바뀌었다. 옥외광고물은 지자체 허가를 받아 설치하고 한국옥외광고협회에서 정기적인 안전 점검도 받게 됐다. 시는 지난해 6월과 9월 2차례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대학은 따르지 않았다. 천안시는 조만간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따르지 않으면 고발할 방침이다.

 광고판이 운전에 방해가 돼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백석대 시설관리처 관계자는 “허가를 받아 설치한 광고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철거 명령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규정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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