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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바른다, 5000송이 꽃피우는 생명력의 무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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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오산의 ‘마몽드 가든’에서 재배하고 있는 무궁화. 조경사가 무궁화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마몽드]

광복 70주년 맞아 재조명된 나라꽃
무궁화 이미지는 ‘고귀함’과 ‘생기’
관련 행사 늘고 보습 화장품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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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에 출품된 최정화 작가의 무궁화 작품. [사진 석파정서울미술관]

무궁화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무궁화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는 올 초부터 이어졌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8월 전국 모든 공항을 무궁화로 장식했으며, 김포공항은 무궁화 300여 그루를 심어 ‘무궁화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LED 조명으로 만든 인조 무궁화 1만 송이도 심었다. 전국 수목원들도 앞다퉈 무궁화를 새로 심었고, 아침고요수목원은 무궁화 동산을 만들어 무궁화 축제를 열었다.

 최근에는 무궁화를 모티프로 삼은 예술 작품도 등장했다.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더 브릴리언트 아트 프로젝트’에서는 현대미술작가 최정화가 풍선으로 거대한 무궁화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부풀어 오르는 풍선으로 피고 지는 무궁화의 모습을 표현했다.

 박희준 작가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무궁화를 모티프로 한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무궁화를 들고 다니며 자신이 방문한 곳이나 기록하고 싶은 것과 함께 찍어 ‘움직이는 정원’이란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다. 일반인들 사이에도 무궁화 꽃 사진을 SNS에서 공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마몽드 보습 장벽 크림’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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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몽드 무궁화 보습 장벽 크림 무궁화 줄기에서 발견한 천연 보습인자와 인체의 피부 장벽 성분을 유사하게 재현한 성분으로 만들었다. 50mL 2만9000원.

최근에는 무궁화 화장품도 등장했다. 지난 1일 마몽드는 무궁화 성분을 넣은 화장품을 내놨다. 이름은 ‘마몽드 무궁화 보습 장벽 크림’. 해외에서는 ‘마몽드 모이스처 세라마이드 인텐스 크림’으로 판매한다.

 이 회사가 무궁화 화장품을 내놓은 것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나라꽃 무궁화가 한국 여성의 피부에 맞는 효능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고 한 서경배 아모레 퍼시픽 회장의 말이 계기였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가장 많은 무궁화 품종을 보유하고 있는 천리포 수목원와 제휴해 무궁화 전문가 김건우 박사와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무궁화는 여름철 100일 동안 나무 한 그루에서 최대 5000송이의 꽃을 피우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김 박사의 말에 주목했다. 무궁화 중에서도 생명력이 가장 뛰어난 성분을 연구한 결과 무궁화 줄기인 목근피(木槿皮)로부터 우리 피부의 보습력을 높이는 보습 인자를 발견했다. 이 보습 인자는 피부 장벽 구성 물질인 ‘필라그린’과 ‘캐스파제-14’가 만들어지는 것을 도와 피부 자체의 보습력을 높여주는 성분이다. 여기에 피부 본연의 보습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세라마이드 성분 ‘세라마이드 PC-104’를 더해 화장품을 발랐을 때 피부에 보습막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피부에 좋은 성분이 있는 새로운 무궁화 품종도 개발했다. 흰 꽃잎에 붉은 중심부를 가진 백단심계 홑꽃의 형태를 가진 무궁화다. 김 박사와 마몽드 연구팀은 이 신품종 무궁화에 ‘마몽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화장품에 쓸 핵심 성분은 찾아냈지만 이번엔 향기가 문제였다. 그동안 마몽드는 실제 꽃의 향을 재현한 향을 화장품에 써왔는데 무궁화에는 향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화장품에 향을 안 넣을 수는 없었다. 화장품에서 향은 바를 때의 기분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기 때문이다.

 결국 무궁화의 향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궁화 향을 만들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 향 연구소의 고객 패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반인들이 무궁화에서 연상하는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향을 만들었다. 무궁화에 대한 이미지는 ‘고귀한’ ‘생기 있는’ 등이었다.

 송미경 마몽드 브랜드 매니저는 “무궁화는 생명력이 뛰어나고 고귀한 아름다움이 있는 꽃으로 굴곡 많은 현대사를 겪으며 화려하게 피어난 대한민국을 닮았다”며 “나라꽃 무궁화로 화장품을 만들어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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