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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오늘부터 외국 발딛는 순간 '맞춤형 안전정보' 메시지로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외교부가 20일부터 국가별 맞춤형 안전정보 문자메시지 발송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 국적의 여행객이 해외에 도착하는 즉시 외교부 영사콜센터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상공회의소 12층 영사콜센터에서 열린 10주년 및 확장 이전 개소식에 참석해 “오늘부터 하루 10만건 이상의 로밍 문자를 통해 해외여행객에게 여행경보 현황과 안전정보 등을 제공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해당국의 감염병 정보도 제공하게 됐다”며 “한국의 강점인 IT 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를 여행하는 국민은 앞으로 외국 입국시 4가지 종류의 문자메시지를 받게 된다. ▶영사콜센터 안내 ▶여행경보 안내 ▶감염병 정보 안내 ▶안전정보 등이다.

이날 개소식에서 윤 장관과 이명렬 재외동포영사국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이지리아를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문자메시지 시범전송을 했다. 콜센터 상담사가 컴퓨터 화면 속 버튼을 누르자 ▶[외교부]해외 위급상황시 영사콜센터에서 필요한 안내를 받으세요(+82-2-3210-0404) ▶[외교부]일부지역(여행자제), 니제르델타 부근 8개주(철수권고), [외교부]여행경보 안내-아부자 지역은 특별여행주의보(철수권고) 지역입니다 ▶[외교부]테러단체 보코하람 활동국이므로 신변 안전 유의, 북동부 여행시 특별주의 요망 ▶[황열주의]귀국 후 고열, 두통 등의 증상시 109로 신고하세요, [황열예방]모기장, 방충제 사용 및 긴소매 긴바지 착용하세요 등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이명렬 국장은 “이제 국가별로 분류해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한국 국적 여행객이 도착하는 즉시 맞춤형 문자들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감염정보의 경우에는 질병관리본부와 파트너십을 맺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3개 이동통신사와도 협력한 결과다.

영사콜센터는 2004년 이라크에서 한국 국민 김선일씨가 살해당한 이후 연중무휴 재외국민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2005년 처음 문을 열었다. 영사콜센터 업무 영역은 안전정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공지 서비스(2005년)→신속해외송금 지원제도(2007년)→6개국어 통역 상담서비스(2015년) 등으로 ‘진화’해왔다.

상담 서비스 제공 건수는 2005년 5만 9000건에서 지난해 26만 3000건으로 다섯배 가까이 늘었고, 안전정보 문자메시지 발송 건수는 2009년 1일 평균 7603건에서 지난해 2만 1190건으로 급증했다. 긴급 상황에서 통역서비스를 지원하는 경우도 월 평균 546건에 이른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이 자국 영사콜센터를 만들면서 직접 여기 와서 우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해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소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상당수 상담사들은 자리에서 업무를 계속했다. 전화상담 응대율이 98% 밑으로 떨어지는 법이 없었다. 콜센터 근무인원은 80명이다. 윤 장관이 축사를 통해 “영사콜센터가 10년만에 이같은 비약적 성장을 이룬 데는 한 사람이 하루 60통 이상의 상담 전화를 받으면서 화장실 갈 틈조차 없을 정도로 애써준 상담원 여러분들의 헌신이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이유다. 우수 상담사와 자원봉사자 등에게는 표창도 이뤄졌다.

개소식에는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도 와서 축하했다. 윤 장관이 나 위원장에게 이 부회장을 소개하며 “우리 콜센터가 입주해 있는 건물주이시다”라고 농담을 하자 나 위원장은 “(임대료)싸게 해주세요”라고 웃으며 응수했다.

나 위원장은 축사에서 “외국에 나간 국민에게 영사콜센터는 든든한 ‘백’이다. 나도 다른 문자는 다 지워도 3210-0404에서 온 문자는 지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큼직한 국가적 외교 현안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다.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것은 영사 업무에서 나타난다”며 “ 재외국민과 여행객에 대한 영사 서비스가 잘 되지 않으면 외교부를 좋은 시각에서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오늘 절 불러주신 것은 영사콜센터를 위한 예산 지원을 잘 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애쓰겠다”며 웃었다.

윤 장관은 “탈무드에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자, 전세계를 구한 것’이란 구절이 있다. 재외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외교관의 가장 본질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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