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못지않다” FIFA도 반한 이승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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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브라질전 승리를 이끈 이승우를 집중 소개한 FIFA 홈페이지. [FIFA 홈페이지 캡처]

‘이승우를 잘 모른다면 유튜브를 검색해보라. 한국에서 온 17세 축구스타의 활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승우(17·FC 바르셀로나)를 집중 소개했다. FIFA는 이날 ‘(태극)전사들을 위한 이승우의 노래’란 제목 아래 이승우가 지난 18일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우승후보 브라질을 1-0 으로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U-17 월드컵 브라질 꺾자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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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는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 B팀 공격수다. 그러나 그를 두고 국내에선 ‘원더보이’라는 칭찬과 ‘거품’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이승우는 지난달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팀워크를 해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팀은 2무1패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승우는 자신만만하다. 그는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면서 2009년 손흥민(23·토트넘)이 이뤄낸 U-17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승우는 ‘스타 등용문’ U-17 월드컵에서 보란 듯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브라질전에서 수비를 끌고 내려와 공간을 만들어냈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보스 기질을 가진 이승우는 동료들을 이끌며 대표팀을 ‘이승우의 팀’이 아닌 ‘원팀’으로 만들었다.

 FIFA는 19일 이승우가 지난해 9월 일본과의 아시아 U-16 챔피언십 8강전에서 60m 드리블을 하면서 4명을 제치고 터뜨린 골을 재조명하면서 ‘환상적인 돌파와 부드러운 마무리는 마라도나도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이승우는 마라도나(55·아르헨티나)가 1986년 월드컵 잉글랜드전에서 넣은 골을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도 이승우에 대한 평가는 찬사 일색이다. 스페인 언론은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와 닮았다며 이승우를 ‘리틀 메시’라 부른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7월 이승우를 성인 B팀으로 승격시켰다. 잉글랜드 리버풀 관계자는 2013년 이승우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아버지 이영재씨를 화장실까지 쫓아가 거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키 1m70㎝, 몸무게 60㎏으로 체구가 작은 편인 이승우는 팀내에선 ‘싸움닭’으로 불린다. 독한 승부 근성으로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을 이겨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네이마르(23)의 훈련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 이번 대회 첫 번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까지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21일 오전 8시(한국시간) 기니와 2차전, 24일 오전 5시 잉글랜드와 3차전을 치른다.

 이승우는 지난해 일본전에서 60m 드리블 골을 터트린 뒤 큰소리로 외쳤다. “내가 대한민국 이승우다. 아키 에스토이(Aqui Estoy·스페인어로 ‘내가 여기 있다’는 뜻)”. 이승우는 칠레에서 또 한 번 “아키 에스토이”를 외칠 준비를 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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