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材양성 … 우리가 맡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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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순창고 1학년 양진석(16)군은 요즘 저녁시간이면 같은 학교 친구 10여명과 함께 읍내 농업기술센터에 나가 무료로 국.영.수 강의를 듣고 있다.현재 2학기에 배울 내용을 미리 배우고 있으며 사회탐구.과학탐구 등 선택과목도 보충해 준다.

양군은 "군청이 대도시 유명학원의 강사들을 초빙해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일선 지자체들이 인재 키우기에 발벗고 나섰다.

일류강사를 불러 학원을 여는가 하면 영재를 발굴해 전통문화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향토장학금을 수십여억원씩 모아 학생은 물론 교사에게까지 인센티브를 주는 곳도 있다.

이같은 노력은 주민들이 자녀들 교육문제 때문에 대도시로 떠나면서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막기위한 몸부림이다.

순창군은 지난 14일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학원식 전문 강의시설인 옥천인재숙을 열었다.

여기서는 서울.광주 등 유명학원서 3년이상 강의 경력이 있는 베테랑 강사들이 나와 중.고생 1백50명에게 하루 3시간씩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셔틀버스로 학원서 집까지 데려다 준다.

전주시는 6월21일부터 연말까지 초등학생 2천여명을 대상으로 '문화영재 캠프'를 운영한다. 수학.과학 등 특수분야에 치우친 기존 영재교육과 달리 감성.예술 프로그램과 로봇 교실,리더십 훈련, 한옥 만들기 등 인성.체험교육을 한다.이 캠프는 어린이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미래의 문화콘텐츠 개발자를 양성하기위한 시도다.

일선 시.군마다 경쟁적으로 벌이는 장학금모금 캠페인도 뜨겁다.

전 시민 1인 1구좌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정읍시는 3년만에 18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매년 60여명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전남 해남군은 무려 60억원, 완도군도 52억원을 모았다.

해남군은 지역 명문고를 지정해 교사들에게 매월 30만~40만원씩 연구비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의 일류대학 합격생에게는 4년간의 학비를 전액 보조도 해준다.

강인형 순창군수는 "내고향에 살고 싶어도 자녀의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 사람이 많다"며 "우수 인재들은 아무 걱정없이 공부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계를 만들어 떠나는 농촌이 아닌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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