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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탈당파, 신당불씨에 기름 붓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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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권의 신당 논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한나라당 진보 성향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이 신당 추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당내 구주류의 반발에 부닥쳐 주춤하던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활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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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19일 "다음주 초까지 구주류와 물밑 협상이 안되면 오는 24일 신당추진모임 3차 워크숍을 열어 세부 조직을 구성한 뒤 외부 개혁세력과의 접촉을 강화하겠다"며 독자 신당 행보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신주류 강경파 의원들은 신당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한나라당 진보 성향 의원들과 만나왔다는 한 초선의원은 "우선 당 밖에 신당 취지에 공감하는 여야 의원들을 망라하는 느슨한 연대 차원의 정치개혁 협의체를 만들어 신당의 산파로 삼는 방안을 한나라당 의원들과 논의해 왔다"고 공개했다.

정치권 외곽의 관련 움직임도 흐름을 타고 있다. 범개혁신당 추진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이날 김영대(金榮大) 대통령 노동특보 내정자 등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 1백1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정치권의 신당론자들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되살린 신당 불씨를 민주당 신주류-한나라당 진보세력-개혁당과 재야세력을 망라한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으로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7월을 성사시점으로 잡은 '7월 정치권 빅뱅설'도 나돈다.

탈당파로 분류된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정보다 언론이 더 앞서 나갔다"(金富謙.安泳根 의원)고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신당 추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金의원은 "민주당과 별개로 신당을 추진해 보자는 분위기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민주당 신주류도 지역구도의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 발언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부영(李富榮)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에티켓(예의)을 지켜줘야 하지만 판단과 선택은 의원들 각자의 몫"이라고 했다.

진보 성향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을 접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착잡한 표정이다.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한두 명 그런 분들이 있겠지만 본인들이 정치생명이나 당원에 대한 신의를 바탕으로 잘 처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희태(朴熺太) 대표는 이날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미래연대 회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결속을 요청했다.

박승희.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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