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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돈 되는 공모주 투자 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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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들어(10월8일까지) 국내 증시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외)은 35개에 달한다. 이들은 첫 상장 후 공모가보다 평균 23.31%(8일 종가 기준)나 올랐다. 중국발 경기침체와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주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공모주 투자는 비교적 높은 성과를 냈다. 이달부터 11월까지 SPAC을 제외한 12개 회사가 IPO를 위한 공모주 청약을 한다. 항공·게임·중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한 기업이 상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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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29일 저가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제주항공이 IPO 시장에 나온다. 제주항공은 시장 예상치에 비해 낮은 공모 희망가(2만3000~2만8000원)를 제시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 공모주 청약을 하는 카지노게임 업체 더블유게임즈는 코스닥 IPO 사상 최고 공모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광물업체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는 다음달 9~10일 중국 기업으론 4년 만에 한국 주식시장에 등장한다.

제주항공 등 12곳 잇단 기업공개
저금리 기조 속 안정적 수익 기대
“경쟁률만 보지 말고 기업 분석을”

 기업의 IPO가 잇따르면서 공모주 투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안정적 수익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대규모 경영자금이 필요할 때 IPO를 한다. 회사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다. 투자자는 기업이 상장된 후 주가가 공모주 구입가보다 높게 거래되기를 기대하고 투자에 나선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되며 IPO 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3분기 들어 투자 열기가 주춤했지만 아시아 IPO시장이 성장하며 국내도 중소형주 IPO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주관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 청약 신청 수량 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면 된다. 하지만 청약증거금 액수에 따라 배정 물량이 정해져 실제 살 수 있는 공모주 수는 적을 수 있다.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194.9 대 1이었던 제일모직은 1억원을 투자해 19주만 받을 수 있었다.

 투자 원금을 보장받으려면 SPAC 공모주 청약을 활용할 수 있다. SPAC은 증권사가 비상장기업을 인수하려 만든 서류상 회사다. 공모로 자금을 모아 증시에 상장한다.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한국증권금융에서 관리해 원금이 보장된다. 하지만 3년 내에 인수 기업을 못 찾으면 SPAC이 청산 절차를 밟기 때문에 투자금이 최대 3년 가까이 묶일 수 있다. 자산운용사가 투자자 대신 우량한 비상장기업 공모주에 청약하는 공모주 펀드도 있다. 금액의 20~30%를 공모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기관투자자로 분류돼 비교적 많은 물량의 공모주를 받을 수도 있다. 공모주 펀드의 일종인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1인당 5000만원 까지는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율보다 세율이 낮은 원천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비우량 회사채권에 투자해 손실 위험이 크다.

 아예 IPO 가능성이 큰 종목을 공모하기 전에 미리 사는 장외주식 투자도 있다. 상장이 되면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상장 여부도 확신할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

 윤여준 대신증권 부센터장은 “청약 경쟁률이 높다는 점만 보고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선 위험하다”며 “공모가가 부풀려질 수 있어 해당 기업을 꼼꼼히 분석해야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규 연구원은 “고수익을 바라고 SPAC이나 장외종목에 투자했다가는 부족한 정보로 인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공모주청약이나 공모주펀드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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