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타면세점 세워 동대문 상권 부활 이끌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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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두산타워의 전경. 두산은 이곳에 면세점을 세워 동대문 상권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사진 두산]

두산그룹이 ‘동대문 패션과 한류 관광의 메카’를 콘셉트로 잡고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프로젝트에 발동을 걸었다. 두산타워(두타)에 1만7000㎡ 규모의 가칭 ‘두타면세점’을 세우고 동대문시장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패션·관광 묶어 유커 찾는 명소로
샤넬 등 460개 브랜드 입점 의향
국산품 비율 2020년 50% 목표

 두산그룹의 본사가 있는 동대문 지역 상권이 침체를 벗지못하면서 두산이 면세점 사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 동대문시장 상권은 현재 ‘외화내빈(外華內貧)’ 상태다. 지난해 동대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문화체육관광부 집계 기준)은 706만명으로, 명동(886만명)에 이어 2위다. 3위가 인사동(346만명), 4위가 신촌·홍대(341만명) 순이었다. 하지만 상권은 계속 침체기조를 이어갔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집계결과 동대문 상권의 지난해 매출은 약 12조4000억원으로, 12년 전인 2002년에 비해 32%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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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위해 두산은 ▶유커 유치 및 쇼핑 명소화 ▶동대문 의류산업 부흥 ▶국산품 판로 확보 등 3가지 트랙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두산은 시내면세점에 샤넬·루이뷔통 등 글로벌 명품을 비롯해 460여개 브랜드의 입점의향서(LOI)를 확보했다. 두산 관계자는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의 발걸음을 이끌지 않는다면 어떤 상생 전략도 공수표에 그칠 것”이라며 “계열사 잡지 ‘보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입점할 명품들을 대거 유치했다”고 밝혔다. 두산 측은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2020년까지 연간 2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동대문 상권에 추가로 유입되고, 이 지역 외국인 소비 지출(지난해 기준 1인당 30만원)이 현재의 2배(60만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은 지역 상권과의 대표적인 상생전략으로 ‘두타 패션 콘퍼런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회는 1999년 두타 개장 이후 ‘두타 벤처 디자이너 콘퍼런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됐으며, 그동안 약 160명의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육성했다. 올 3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패션쇼를 연 신용균(34) 디자이너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됐다.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스예술학교를 졸업한 신씨는 2012년 이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 1억원과 1년간 두타 무상 입점 혜택을 받았다. 올해 서울패션위크에 들어간 의상 제작비도 두산타워에서 일부 지원했다. 두산 측은 “제2, 제3의 신용균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두타면세점이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이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형 주차장 건립 계획도 ‘동대문 지역 밀착’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두타면세점은 사옥 내·외부에 버스와 승용차 등 총 10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다. 두산 측은 “면세점 주차장을 동대문 시장 방문 고객과 공유하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근 동대문 쇼핑몰과 연계한 ‘K(코리아)-스타일’ 타운 조성, 동대문 심야 쇼핑과 시너지를 위한 ‘심야 면세점’ 운영 등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입점하는 국산 제품의 대부분은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채워진다. 이외에도 두타면세점은 개장 첫 해인 내년에는 국산품 비율을 타 면세점보다 높은 40%대로 유지하고, 2020년까지 국산품 비율을 5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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