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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한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 막말 트럼프에 1억 달러 현상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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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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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구스만

지난 7월 탈옥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1억 달러(1167억원)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중남미 언론들이 마약 거래업자들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멕시코 정부와 미국 정부가 구스만에 건 현상금 합계 101억원의 11배를 웃돈다. 트럼프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묘사하며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남미 언론 “멕시코인 비하 때문”
지지율 꺾이자 하차설 도는 트럼프
“그만두면 경선 따분해질걸” 부인

 중남미 국가들이 공동 출자한 텔레수르TV는 이날 “구스만이 멕시코인들에 대한 트럼프의 인종 차별적 발언에 화가 나 ‘트럼프의 생사를 떠나 잡아오기만 하면 어떤 금액이라도 치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구스만 명의의 트위터 계정(@ElChap0Guzman)에는 트럼프의 인종주의적 발언에 분노하고, 트럼프의 막말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멕시코 페냐 니에토 대통령을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글이 올랐다. 또 “트럼프는 멍청이(idiot)”라는 글도 있다. 그의 아들 이반은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내뱉은 말을 모두 되삼키게 해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구스만이 잠적 중이고 그의 이름을 딴 트위터 계정을 실제 그가 사용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트위터에서는 트럼프에 1억 달러 현상금을 내걸었다는 글도 없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미 연방수사국(FBI)에 구스만의 살해 위협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고 경호팀을 강화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6일 전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1위를 달리는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NBC뉴스의 여론 조사 결과 대선 풍향계인 아이오와주 조사에서 트럼프는 24%로 지난달(29%)보다 하락했다. 뉴햄프셔주 조사에서도 21%를 얻어 지난달(28%)보다 떨어졌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 중 지지율 정체로 인한 중도 사퇴에 대해 질문을 받자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데 내가 왜 나가는가”며 발끈했다. 그는 “나는 어디 가지 않는다”며 “중도 하차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선 자신이 없으면 공화당 경선이 망가진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중도 하차가 미칠 영향에 대해 “(공화당) 경선이 크게 무너지고 TV 시청률도 크게 추락할 것”이라며 “(자신이 빠지면) 경선이 따분해진다”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서울=정원엽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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