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 의장에 이회성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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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국제기구 수장(首長) 자리에 또 올랐다.

 6일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차기 의장 선거에서 이회성(70·사진) 고려대 교수가 당선됐다.

 그는 벨기에의 장 파스칼 반 이퍼셀레, 시에라리온의 오군라데 데이비드슨, 미국 스탠퍼드대 크리스 필드 교수 등 후보를 제치고 6대 의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인이 IPCC 의장 자리에 오른 건 처음이다. 영국 BBC 방송은 “임기가 6~8년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IPCC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수준 높은 과학적 평가를 통해 정책 입안자에게 충분히 공헌해 왔지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의 지역적 영향, 특히 개발도상국에 주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향상시켜야 할 단계”라며 “이를 위해 기후변화 방지·적응을 위한 더 많은 정보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개도국으로부터 지적 기여를 늘려야 한다”며 “더불어 우리 IPCC 보고서 저자들의 성별 균형을 달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이기도 한 이 교수는 에너지경제연구원장과 세계에너지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세계적인 기후·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IPCC에서 1992년 제3실무그룹(사회·경제 분야) 공동의장을 지냈으며 2008년부터는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IPCC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설립했으며 전 세계 과학자·전문가들이 참여해 기후변화의 원인·실상·전망·해법을 담은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4~5년마다 발표한다. 2007년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이 IPCC를 대표해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으나 올 2월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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