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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 천하통일 … 원주가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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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원주 치악체육관이 2년 만에 오색 꽃종이에 덮였다. 관중은 코트로 뛰어들어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원주 TG삼보가 2003년 우승 이후 2년 만에, 그것도 첫 통합우승을 이뤄내면서 2005 한국프로농구를 천하통일했다.

▶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을 차지한 TG 삼보 선수들이 플래카드 앞에서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떼어낸 골망을 머리에 쓴 김주성.[원주=연합]

정규리그 우승팀 TG삼보는 17일 2004-2005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센터 자밀 왓킨스(20득점.8리바운드)와 김주성(12득점.7리바운드)이 골밑을 완전히 장악하고, 감기 몸살에 걸린 포인트 가드 신기성 대신 투입된 강기중(12득점)이 팀을 잘 이끌어 전주 KCC를 84-76으로 물리쳤다. TG삼보는 4승2패를 기록해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에 진 빚을 깨끗이 갚았다. TG삼보 김주성은 62표의 기자단 투표 중 34표를 얻어 팀 동료 왓킨스(25표)를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을 차지했다.

KCC로서는 골밑에 우뚝 서 있는 TG삼보 센터 왓킨스가 괴물처럼 보였을 것이다. 승부가 굳혀진 것은 2쿼터. KCC는 팀 내 최장신 정훈종(2m5㎝)으로 하여금 왓킨스를 막게 하고, 찰스 민렌드(36득점)와 조성원(21득점)의 외곽플레이로 맞섰다. 그러나 왓킨스의 무차별 골밑 공격에 정훈종은 2쿼터 시작 4분여 만에 4개 반칙을 범하고 정재근과 교체됐다. 정재근도 사력을 다해 왓킨스를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왓킨스는 자신의 팔을 붙잡는 정재근을 매단 채 골밑슛을 성공시키는 괴력의 파이팅도 보여줬다. 1쿼터를 20-13으로 앞선 TG삼보는 2쿼터에서 더욱 점수를 벌려 전반을 47-34로 리드했다.

KCC는 기복 없이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는 민렌드와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조성원의 외곽슛으로 또 한번의 기적을 얻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 높이와 기량 절정=TG삼보는 프로농구 첫해인 1997년 나래 블루버드로 출범해 파랑새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팀. 그러나 주력선수들의 나이가 들면서 차츰 약체로 변해가자 2002년 TG삼보로 팀이름을 바꾸고 전창진 감독을 영입하면서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팀이 됐다. 그해 드래프트에서 1순위 김주성을 뽑은 TG삼보는 팀의 '3보(寶)' 양경민-신기성-김주성 콤비가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최근 3년간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했다.

원주=성백유.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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