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42년 역사에서 노히트노런 게임은 한번도 없었다. 메츠는 18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이닝당 3타자씩, 9이닝 동안 정확하게 27타자만 타석에 세우면서 1안타만 허용했다. 노히트노런에 딱 한발짝 못 미친 '준(準) 노히트노런'이었다.
일등 공신이 바로 서재응(26.뉴욕 메츠)이었다. 서재응은 마이애미 프로플레이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 6과3분의2이닝 동안 20타자를 상대하며 볼넷 없이 1안타.4삼진.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서재응은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5승째를 거머쥐었다. 방어율도 2.88에서 2.66으로 뚝 떨어져 내셔널리그 4위로 뛰어 올랐다. 첫 완봉승이나 완투승도 노려볼 만했으나 7회말 2사후 오른손 손톱이 갈라지는 바람에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서재응은 4회말까지 퍼펙트 게임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도루 1위(85개)에다 팀타율 0.271의 말린스 타자들도 서재응의 자로 잰 듯한 '컴퓨터 제구력'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서재응은 철저하게 무릎 아래를 공략하는 '저공비행'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5회말 1사에서 서재응은 후안 엔카나시온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이날 말린스의 유일한 주자였다. 그러나 엔카나시온은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7회말에도 서재응의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선두타자 후안 피에르와 발 빠른 루이스 카스티요를 연속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완봉승이나 완투승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이었다.
그런데 2사후 서재응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공을 놓기 직전 손끝으로 낚아챌 때 오른손 검지 손톱에 3분의2쯤 금이 간 것이다.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도 서재응은 약한 손톱 때문에 애를 먹었다. 요즘도 형 서재환(여수중 야구코치)씨가 손톱관리 세트와 매니큐어를 보내줄 정도다. 결국 서재응은 구원투수 데이비드 웨더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불꽃 튀는 투수전이었던 이날 경기는 8회말까지도 팽팽한 접전이었다. 7회초 제로미 버니츠의 솔로홈런으로 메츠가 1-0으로 앞섰을 뿐 승리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서재응의 호투에 탄력을 받은 메츠 타선은 9회초 4점을 뽑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메츠는 하루 전 말린스의 신인투수 돈트렐 윌리스에게 1안타만 뽑아낸 채 완봉패했던 빚을 똑같이 되갚았다. 6승1패의 윌리스는 5승2패의 서재응과 함께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의 맨앞을 달리고 있다.
한편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필라델피아전에서 5회말 무사 2.3루에서 등판, 1이닝 동안 2삼진.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은 4-5로 역전패했다.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부상 후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해 타격훈련을 했다.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