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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굿 브라더스, 인천 그린 상륙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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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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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29)과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5·한국이름 이진명)가 ‘인천 그린 상륙작전’ 을 펼친다. 무대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10월 8∼11일)이다.

연합팀 히든카드 코리안 듀오
배상문·대니 리, 미국서 한동네 이웃
함께 투어 다니며 형제처럼 지내
“서로 스타일 잘 알아 시너지 기대”
프라이스 단장, 같은 조 편성 예고

 배상문과 대니 리는 대회가 열리는 인천과 인연이 깊다. 배상문은 대회장인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을 훤히 꿰뚫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이 곳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인천은 배상문에게 ‘약속의 땅’ 이다.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난 대니 리는 여덟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 가기 전까지 줄곧 인천에서 자랐다. 대니 리는 지난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 인천에서 좋아하는 회를 실컷 먹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배상문과 대니 리는 요즘 형제처럼 가깝게 지낸다. 두 선수는 미국에서도 같은 동네(텍사스주 댈러스)에 산다. 그래서 인터내셔널 팀에선 호흡이 잘 맞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배상문-대니 리가 한 팀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배상문과 대니 리는 3일부터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연습 라운드를 함께 하며 전략 구상에 나설 계획이다. 대회를 앞둔 배상문은 대니 리에게 코스 공략법을 알려주며 “나만 따라오면 돼”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은 6개의 벙커를 늘려 총 91개의 벙커를 배치하는 등 변화를 줬지만 기본 골격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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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左), 스콧(右)

 인터내셔널팀 닉 프라이스(58·짐바브웨) 단장도 “배상문과 대니 리는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아는 사이라 한 조에 묶으면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배상문도 “대니랑 미국에서 같은 동네에 살면서 연습도 같이 하고, 대회 출전 때는 비행기도 함께 타는 사이”라고 말했다. 대니 리는 “상문이 형은 친형 같이 잘 챙겨준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따끔하게 지적도 한다. 성향을 잘 알기에 함께 플레이 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리가 공이 안 맞아 뚱해 있을 때 배상문은 “그저 한 차례의 라운드일 뿐이다. 경기 성적이 골프장 바깥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프레지던츠컵은 마지막날 1대1 매치플레이를 제외하곤 팀 대항전으로 열린다. 첫날엔 두 선수가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포섬 5경기, 둘째날엔 두 선수가 각각의 공을 쳐서 좋은 스코어를 채택하는 포볼 5경기가 벌어진다. 셋째 날엔 포섬과 포볼 매치가 4경기씩 열린다. 당연히 팀워크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터내셔널팀의 필승 조로는 세계 2위 제이슨 데이(28)와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애덤 스콧(35·이상 호주)이 꼽힌다. 둘은 2013년 골프 월드컵에서 단체전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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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 리와 배상문의 프레지던츠컵 랭킹 순위는 떨어진다. 하지만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각각 준우승, 18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역대 전적 1승1무8패로 열세인 인터내셔널팀은 1998년 대회에서 마루야마 시게키(46)-오자키 나오미치(59·이상 일본)의 활약에 힘입어 미국팀을 물리쳤다. 일본 조는 포볼 매치 2경기를 모두 이겼고, 마루야마는 5경기 전승을 거뒀다. 프라이스 단장도 유일하게 승리를 맛본 당시 인터내셔널팀의 일원이었다.

 세계랭킹을 36위까지 끌어올린 대니 리는 인터내셔널팀의 히든 카드다. PGA 투어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버디(475개)를 낚았다. 시즌 최다인 7개홀 연속 버디 기록도 세웠다. 그는 “100야드 내 어프로치 샷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거리에서 버디 찬스가 왔을 때 잘 살렸다. 오른손을 집게 모양 그립으로 바꾸면서 퍼트가 견고해졌고, 나만의 스트로크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사는 많은 친척들 앞에 서게 된 대니 리는 “조던 스피스와 다시 한 번 붙고 싶다. 지금 컨디션이면 어느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 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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