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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녹내장 부작용 논란에 제약업계 '불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제약업계가 의약품 부작용 설명의무를 두고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안그래도 줄어든 비만 치료제 시장이 더 줄어들까 해서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환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치료제가 거의 없었다. 대신 살을 빼주는 건강기능식품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한 때 식욕을 억제하는 ‘시부트라민’성분이 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2010년 심혈관 부작용 위험성을 이유로 퇴출되면서 전체 시장이 크게 줄었다.

그러다가 지난 2월 일동제약이 미국 아레나제약에서 도입한 체중조절제 ‘벨빅’을 도입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비만 치료제(토피라트·엔슬림)가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또 이 같은 의약품 부작용 가능성을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과실을 인정해 위자료 지급을 결정했다.

논란이 된 것은 소비자원이 의사의 의약품 부작용 설명의무 책임을 강조하면서 부터다.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의사가 환자에게 다이어트 목적으로 처방한 약(토피라트·엔슬림)은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이라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스스로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하게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사협회는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의약품의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제공 같은 복약지도는 약사법에 따라 의사가 아닌 약사에게 부과하고 있어 소비자원의 결정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소비자원은 “판례에 따르면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검사·처방·투약 등 치료행위를 의미한다”며 “의약품 투여 같은 투약행위도 설명의무 대상이 된다”고 재반박 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의약품 부작용 논란 여파로 다시 활기를 찾은 비만치료제 처방이 줄어들가 우려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원에서도 환인제약에서 판매하는 ‘토피라트’와 조아제약의 ‘엔슬림’이 오래 전 부터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들 제품의 의약품 사용설명서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엔슬림은 암페타민 계열 식욕억제제다. 초기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이면서 식이요법이나운동으로 체중감량이 힘든 사람의 체중감량을 위해 단기(4주) 보조요법으로 사용한다.

다만 반복 사용하면 폐동맥 고혈압 위험을 배재할 수 없고, 3개월 이상 사용했을 때는 폐동맥 고혈압 위험이 23배 증가할 수 있다. 수 주일 내에 식욕억제효과의 내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 외에도 폐동맥 고혈압환자를 포함해 이번에 부작용 보고된 녹내장 환자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 약 성분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시야를 흐리게 할 수 있어서다.

토피라트는 간질치료제로 주로 사용하지만, 식욕부지으로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 심혈관이나 자율신경계통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됐다.

특히 안과분야에서는 결막염·백내장·녹내장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토피라트를 투야한 환자는 이차성 협우각 녹내장과관련된 급성 근시 증후군이 보고됐다. 40세 미만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원발성 협우각 녹내장과 달리 이약과 관련된 녹내장이다

갑작스럽게 시력이 떨어지면서 안압이 높아진다. 증상은 약 투여한지 1개월 이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내장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약 투여를 중단하고 안압을 떨어뜨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만일 치료받지 않으면 영구 시력손실을 포함한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의약품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의사와 환자 모두 비만약 처방을 꺼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 비만치료제의 약물 부작용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식욕을 억제하는 리덕틸(애보트)는 심혈관계 부작용 논란을 겪다 결국 퇴출됐다. 지방 흡수를 방해하는 제니칼(로슈)은 간 손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변실금 등으로 복용 거부감이 높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만 치료제 상당수는 체중감량을 효과로 적응증을 받지 않은 제품인 것도 논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전하게 살을 빼주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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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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