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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IT 공룡 MS와 구글, 5년째 끌어오던 특허소송 취하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현재 진행 중인 특허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30일(현지시간) MS와 구글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 이래 5년째 끌어오던 특허 소송 20여건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를 위한 보상금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양사의 지적재산권 분쟁은 휴대폰과 웹, 비디오, 무선인터넷(Wi-Fi) 기술 등과 관련된 내용이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모토로라에서 출발했다. 모토로라는 2010년 MS의 X-박스 게임이 동영상과 와이파이 기술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MS도 불공정계약 문제로 모토로라를 걸고 넘어졌다. 2011년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되었고 전쟁은 MS와 구글 사이 전쟁으로 확대됐다.

MS는 스마트폰과 데스크톱PC의 캘린더를 일치시키는 기술 등이 자사의 특허 기술이라며 구글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은 로열티를 지급하며 MS와의 전쟁을 피했지만 구글은 특허 소송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영진이 교체되며 두 공룡업체는 화해 무드로 돌아섰다. 소송 시작 당시 스티브 발머(MS)와 래리 페이지(구글)였던 두 회사 CEO가 사티아 나델라(MS)와 순다 피차이(구글)로 바뀐 것이다. 나델라는 지난해 초부터 MS를 이끌고 있고 피차이는 지난 8월 구글 CEO로 임명됐다. 나델라는 구글 CEO로 임명된 피차이에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well deserved)”는 내용의 축하 트윗을 보내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S와 구글의 화해는 그 동안 IT 업계 특히 스마트폰 부문에서 치열했던 특허권 전쟁 양상이 변화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양사는 특허 소송을 중단하는 동시에 다운로드 속도를 높여줄 수 있는 동영상 압축 기술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쟁’이 ‘제휴’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삼성은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애플과의 특허 분쟁을 종료키로 합의했다. MS와 삼성 역시 올해 초 MS의 특허권 사용에 대한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 구글은 작년에 이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 삼성, 시스코시스템즈, LG전자와 특허권에 대해 포괄적 합의를 도출했다. 삼성과 애플의 미국 내 특허 소송은 11월 15일까지가 협상 시한으로 극적 합의 도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구글과 오라클의 60억 달러(7조 850억원)짜리 자바 저작권 소송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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