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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의 연합군이냐 스피스의 미국이냐, 10월 인천 빅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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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계 최고의 남자 골퍼들이 다음달 한국에서 샷 대결을 펼친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8·호주)와 3위 조던 스피스(22·미국)도 자신과 팀의 명예를 걸고 싸운다. 미국팀 12명,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 12명 등 총 24명의 남자골퍼들은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골프 대륙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참가한다.

대륙대항전 송도서 내달 8일 개막
메이저 최저타 우즈 기록 깬 데이
올 메이저 2승 ‘차세대 우즈’ 스피스
장타와 퍼트 대결이 하이라이

 프레지던츠컵이라는 이름은 개최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명예의장(대회장)을 맡는 데서 비롯됐다. 1994년 첫 대회 명예의장은 제럴드 포드 당시 미국 대통령이 맡았다. 이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존 하워드 호주 총리,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이 명예의장을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명예의장이 된다. 프레지던츠컵이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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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의 힘과 스피스의 정교함 대결=미국 팀의 에이스는 스피스다. 올해 스피스는 혜성같이 나타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달아 제패했다. 2013년 여자골프의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그런 것처럼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기도 했다. 스피스는 올해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4위 이내에 입상했다. 그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한 총 54언더파는 2000년 타이거 우즈의 53언더파를 넘어서는 메이저 최저타 기록(1년)이다.

 모두 스피스가 차세대 타이거 우즈(미국)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하반기엔 제이슨 데이가 치고 나왔다.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포함, 최근 6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데이는 8월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는 20언더파를 기록하면서 우즈가 가지고 있던 역대 단일 메이저 대회 언더파 기록(2000년 디 오픈·19언더파)을 깼다.

 키 1m83㎝인 데이는 장타를 펑펑 때려내는 ‘대포’다. 올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314.5야드(3위)나 된다. 퍼트 실력도 뛰어나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성공률이 2위다. 그래서 라운드당 가장 많은 버디를 잡아낸다. 야구로 치면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정교한 컨트롤까지 겸비한 셈이다. 전성기 우즈 말고는 이런 선수가 없었다. 올 하반기 기록만 보면 데이는 발군의 1위다.

 스피스는 쇼트게임, 특히 퍼트가 특기다. 라운드당 퍼트 수,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 모두 1위다. 영국의 이언 폴터는 “스피스의 퍼트 실력은 현존하는 골퍼 가운데 최고다. 역대 최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퍼트 능력보다 더 강한 무기는 ‘멘털’이다. 집중력이 강한 데다 영리하기까지 하다.

 스피스는 “로리 매킬로이나 버바 왓슨 같은 장타자가 상위권에 있으면 쫓아가 잡고 싶다. 그런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싶다”고 수차례 말했다. 그리고 그들을 다 꺾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또 다른 장타자 데이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스피스는 “데이는 요즘 가장 공을 멀리, 가장 똑바로 치는 선수다. 퍼트도 날카롭다. 그러나 그를 잡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설욕 벼르는 인터내셔널팀=객관적 전력으론 미국이 우위다. 12명의 선수 중 5명이 세계랭킹 10위 이내다. 가장 랭킹이 낮은 선수는 28위(빌 하스)다. 반면 인터내셔널팀은 10위 이내에 든 선수가 한 명밖에 없다. 랭킹 30위를 넘는 선수가 7명이나 된다. 팀의 평균 랭킹은 미국이 13.9위, 인터내셔널이 36.6위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의 프레지던츠컵 역대 전적도 미국은 60승18무49패로 인터내셔널의 25승8무35패보다 앞선다. 역대 전적은 8승1무1패로 미국의 압도적인 우세. 최근 다섯 차례 연속 미국이 이겼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유독 강했던 미국의 짐 퓨릭(45)이 손목 부상으로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우즈도 성적 부진으로 빠졌다.

 그동안 인터내셔널팀이 힘을 못 썼던 건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세계랭킹 1위는 인터내셔널팀의 데이다. 대회 방식도 인터내셔널팀에 유리하게 변경됐다. 매치 수가 34개에서 30개로 줄어든 건 선수층이 얇은 인터내셔널팀엔 호재다. 더구나 인터내셔널의 홈이어서 코스 길이와 경기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

 첫날인 8일엔 포섬(두 선수가 한 조를 이뤄 번갈아 공을 쳐서 승부를 가르는 방식) 5경기, 9일은 포볼(두 선수의 성적 중 좋은 것을 채택하는 방식) 5경기, 10일에는 포섬과 포볼 4경기씩이 열린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모든 선수가 나와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를 펼친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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