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조정국면 예상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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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인가. 지난 16일 다우지수가 9,300선을 넘고 S&P 500지수는 1,000선을 넘어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자 월가에선 향후 장세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지난해 10월을 바닥으로 올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세달간 25%나 뛴 배경에는 하반기에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오름세도 뉴욕주의 제조업지수 급등이 불을 지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시간대의 소비자 체감지수 하락 소식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악재가 쉽게 힘을 잃는 것은 강세장 분위기를 말해준다.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5일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세금감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며 소비경기를 북돋울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버블(거품)을 걱정했던 주택시장도 큰 문제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조정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 시점에 대해서는 다우지수 9,500선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지난주 투자자의 낙관론 지수가 1987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한 것도 조정국면을 예고한다.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주식을 산 사람들이기 때문에 향후 매수세는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계절적으로 여름 증시는 약세라는 점도 제시된다.

모건스탠리는 증시가 침체장을 벗어나 강세장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향후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말께 S&P 500 지수는 1,100, 다우지수는 10,000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S&P도 16일 증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연말 S&P 500 지수를 1,030으로 내다봤다. 지금에 비해 추가 상승 여력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주간지 배런스 최근호는 주식시장의 향후 상승여력을 최소한 10%로 전망했다. 배런스는 국채 수익률과 비교할 경우 S&P 500 지수는 40%나 낮게 평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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