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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일곤 트렁크 방화 현장 검증…추석 전 송치예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트렁크 시신 사건’의 살인 피의자 김일곤(48)의 현장검증이 23일 오전 실시됐다. 김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당시 시신이 담긴 트렁크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재연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이 피해자 A씨(35·여)의 시신이 담긴 차량에 방화를 한 서울 성동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검거 당시 입었던 회색 티셔츠와 푸른색 바지를 입고 나타난 김은 두 손이 포승줄에 묶인 채로 땅바닥만 쳐다보며 범행 장면을 재연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은 빌라주차장에 도착한지 13분 만에 차량번호판을 갈아 끼우고 차량에 불을 지른 뒤 현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오후 2시 20분에 주차장에 도착한 김은 먼저 다른 차량에서 훔쳐와 달았던 번호판을 떼어 원래 A씨 차량의 번호판으로 갈아 끼웠다. 김은 서울로 오기 전 울산에서 차량 번호판을 훔쳐 달았다.

이후 뒷좌석으로 이동한 김은 지포 라이터 기름통을 열고 시신이 담긴 트렁크와 앞·뒷좌석 시트 등에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였다. 김일곤은 방화 이유에 대해 “차 안에 내 유전자가 남아있어 그냥 두고 가면 내가 범인인 것이 들통 날 것 같아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현장 검증이 끝나자 빌라 주민들은 “액운을 쫓아낸다”며 범행 장소에 막걸리와 소금을 뿌렸다. 주민 이모(44·여)씨는“죽은 여자만 불쌍하게 됐다”며 “아직도 심장이 쿵쾅 거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실은 차량에 불을 지른 혐의(살인 등)로 김일곤을 추석 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김민관 기자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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