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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물통들고 작전 나서는 해군 함정

중앙일보

입력

참수리급 고속정(PKM)과 돌고래급 잠수함(SSM) 등 한국해군의 소형 함정에 자체 식수공급 장치가 없어 물통을 공급받으며 작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이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참수리급 고속정 ㅇㅇ척과 돌고래급 잠수함 ㅇ척에 선박에서 조수기(造水機)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수기는 바닷물을 증류해 식수를 만드는 장치다.

정의원 측 자료에 따르면 참수리급 고속정의 경우 조수기나 정수기가 아예 없고 엔진 냉각용 물탱크(750ℓ)만 있어 식수를 육상 및 해상 고속정 지원 기지에서 지원받고 있다. 또 장기간 물속에서 은밀하게 작전을 펴야하는 돌고래급 잠수함(SSM)의 경우에도 조수기나 정수기가 없어 모함에서 생수를 보급받는 형식으로 식수를 조달하고 있다.

특히 현재 해군의 주력잠수함인 209급 잠수함은 조수기의 내구 연한이 모두 짧게는 3년, 길게는 8년이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4,000t급 구축함을 포함해 상륙함, 초계함, 기뢰전함 등 해군 전 함정에 걸쳐 조수기 내구연한이 지난 경우가 상당수"라며 "이 때문에 지난 2013년에 실시된 조수기 수질검사에서는 15곳, 2014년에는 17곳에서 붕소나 염소이온, 그리고 세균 등이 기준보다 최대 5배 이상 초과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평상시에는 지상의 기지에서 식수를 조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전시를 포함해 장기간 작전에 나서거나 식수 보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식수부족은 치명적인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중에서 목숨을 걸고 작전에 임해야 하는 장병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배려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해군참모총장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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