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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톱! 불량 국감] 11시간 대기한 4성 장군 2초 답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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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지난해 10월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

작년 증인·참고인 34명 한마디 안해
올해도 ‘10초 답변’ ‘7초 사과’ 여전

 ▶설훈 위원장=“서울맹학교 교장 강현진 증인에 대해 질의할 위원 계십니까. 한 번도 신문 안 했습니다. 안민석 의원이 신청하셨는데?”

 ▶안민석 의원=“보좌관이 했습니다.”

 ▶설 위원장=“강현진 증인, 돌아가셔도 좋겠습니다.”

 # 지난해 10월 16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장.

 ▶홍문종 위원장=“김병목 식품연구원 참고인, 발언 한 번도 안 했지요?”

 ▶김병목 연구원=“예.”

 ▶홍 위원장=“제가 좀 질의하겠습니다. 그냥 가시면 심심하시니까….”

 지난해 국감 장면들이다. 서울맹학교 강 교장은 오후 4시까지 국감장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오후 8시30분쯤 말 한마디 못한 채 “돌아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4시간30분을 허비했다.

 지난해 국감장에 나와 입도 한 번 못 떼보고 돌아간 증인·참고인만 34명, 1분 이내로 답변한 경우는 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모니터링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국감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다.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왔던 최충렬 여주시 이포2리 이장은 “예”만 세 번 하고 돌아갔다. 그를 부른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아무 질의도 하지 않자 같은 당 이장우·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이 나섰는데 신분을 확인한 수준이었다. 국방위 증인으로 출석한 박선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11시간 가까이 대기했지만 답변 시간은 2초에 불과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이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주한미군에 강력히 항의하라”고 요구하자 “확인하겠습니다”라고 한 게 전부다. 정작 박 부사령관을 부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런 ‘일방국감’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위 등 일부 상임위에서 ‘10초 답변’ ‘7초 사과’로 논란이 벌어졌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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