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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1등 화장품 주춧돌은 ‘개성상인 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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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나는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이다
한미자 지음, RHK
560쪽, 1만6000원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달 ‘100대 혁신기업’을 꼽았다.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28위에 올랐다. 창사 70년 만에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된 이 회사의 출발은 ‘할머니의 동백기름’이다. 서경배(52) 현 회장의 할머니인 고(故) 윤독정 여사는 1932년 개성에서 상점을 열어 당시 유행 상품이던 동백기름을 팔았다. 좋은 재료에 대한 집념, 사람에 대한 신뢰가 윤 여사의 동백기름 상점을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놨다.

 윤 여사의 자식 여섯 중 어머니를 가장 빼닮은 이가 고(故) 서성환 아모레퍼시픽 창업자다. 윤 여사는 둘째 아들인 서성환 회장의 듬직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을 눈여겨 봤다. “네게 내 일을 주겠다”는 말과 함께 개성 상인의 정신을 전수했다. 의(義), 신(信), 실(實)이라는 세 요소로 된 상인 정신이다. 동업자와 의리를 지키고, 고객에게 믿음을 주며, 남의 눈 의식하지 말고 근검하라는 내용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역사를 연구·기록해온 저자는 이 같은 개성 상인 정신이 지금의 기업을 만들었다고 본다. 일제시대, 6·25 전쟁 등 격동기에 서성환 회장이 신념을 지키며 기업을 키운 이야기를 전한다. 어머니의 정신으로 시작한 화장품 외길에 평생을 바친 스토리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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