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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도 못 만들던 나라에서 첨단 무기수출국으로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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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로 분류된 물자 가운데 안정적인 조달원 확보와 엄격한 품질 보증을 위해 정부가 지정한 것을 방산물자라고 한다. 방산업체는 이를 생산하는 곳으로 정부로부터 지정 받은 업체다. 2015년 9월 현재 1323개 방산물자가 있다. 사진은 K-2전차. [중앙포토]

손자병법에서는 적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을 으뜸 전략으로 꼽는다. 튼튼한 안보로 적의 침략 의지를 약화시켜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형편(形篇)’에서는 적군과 아군 사이의 군사력의 대비가 승부의 관건이라고도 말한다.

군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무기체계다. 무기체계에는 무기를 생산·유지·관리·사용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를 육성하는 시스템도 포함된다. 수많은 무기체계로 분류된 물자 가운데 안정적인 조달원 확보와 엄격한 품질 보증을 위해 정부가 지정한 것을 ‘방산물자’라고 한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방산물자는 1343개다.

방산업체는 이를 생산하는 곳으로 정부로부터 지정 받은 업체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방산업체는 2015년 6월 기준 97개로 집계된다.

방위산업은 정부가 지정한 방산물자를 포함한 무기체계 및 주요 비무기체계를 생산(제조·수리·가공·조립·시험·정비·재생·개량 또는 개조)하거나 연구 개발하는 산업이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1970년대 기반조성기(모방 개발), 1980년대 기반확충기(개량 개발), 1990년대 도약기(공동·독자 개발)를 거쳐 2000년대 이후 확장기(수출·독자 개발)에 들어섰다. 기반조성기에는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기본 병기에 대한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방위산업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최초로 자주적 전력 증강을 추진하면서 한국형 소총, 각종 화포 등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기반확충기엔 방산육성기금을 설치하고 기본 병기의 양산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첨단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한국형 장갑차, K-1, 현무 미사일 등이 개발됐다.

지난해 10월 30일 강원도 원주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국산전투기 FA-50 전력화 기념식에 참석해 FA-50 전투기에 탑승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 중앙포토]

1990년대 도약기에 들어서면서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는 현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무기체계 개발과 수출 증대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60여 년 전 소총 한 자루를 만들지 못해 일제가 남긴 구식 소총으로 무장하던 나라가 이젠 첨단무기로 국토를 수호하는 국가가 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52구경장 155㎜ 자주포로 최대 40㎞까지 타격할 수 있는 K-9 ▶1500마력의 고출력 동력장치(엔진 및 변속기)를 장착하고 120㎜ 55구경장의 포신과 강력한 포탄, 자동장전장치, 표적 자동 탐지·추적 장치, 전술정보처리 장비 등의 성능을 갖춘 K-2 흑표전차 ▶500㎞ 밖 1000여 개의 각종 공중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2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어·대응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어뢰를 미사일에 실어 원거리의 적 잠수함 근접 위치에 투하해 파괴시키는 대잠유도무기 홍상어 ▶대한민국이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 국가로 발돋움하게 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 등이 있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방위산업계는 앞으로도 전쟁지속능력 확충을 위한 군수지원 능력을 보강하는 데에 앞장설 것이며 이를 위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원가 부정과 사업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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