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임수경 "내가 종북?" 허준영 "연구해볼것"…고성오간 영상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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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종북입니까?”(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
“잘 모르겠습니다.”(허준영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제가 종북입니까?”(임 의원)
“연구해 보겠습니다.”(허 회장)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선 의원과 피감기관장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임 의원이 허 회장에게 “취임사에서 ‘종북 세력을 두더지처럼 때려 잡겠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면서 공방이 시작됐다. 임 의원의 질문에 허 회장은 “기억이 잘 안난다”며 “취임사에서 말한 게 아니라 인터뷰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문재인 대표는 종북이냐”고 물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찰청장을 지낸 허 회장은 “제가 문 대표와 같이 근무해봤는데 그런 분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을 상대로 ‘종북 세력’이라는 표현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던 임 의원은 “저는 종북 세력이냐”고 물었다. 허 회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임 의원이 재차 묻자 허 회장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연구해 보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회 대표로 평양에서 개최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했었다.

허 회장의 답변에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임 의원은 진영 위원장을 향해 “‘종북이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연구해 보겠다’고 말하는 피감기관장을 상대로 어떻게 국정감사를 진행하느냐”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허 회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 받았다. 소리를 지르며 다투는 양당 의원들을 진 위원장이 진정시키고 국정 감사를 이어가려 하자 새정치연합 노웅래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노 의원이 “‘연구해 보겠다’는 답변이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허 회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임수경 의원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노 의원은 “그럼 그렇게 대답했어야 하잖아요!”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허 회장은 “말씀 조심하세요! 어디 고함을 지르고…”라고 맞고함을 쳤다.

이후 노 의원이 “지금 국회의원에게 싸우자는 거예요? 국민의 대표한테?”라고 말하자 허 회장은 그제서야 “의원님이 큰 소리 내시니까 (소리를 쳤다)”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허 회장은 “임 의원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는데도 자꾸 물어보시니까 제가 알아보겠다는 뜻으로 그렇게 얘기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허 회장은 이후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까지 나서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저도 공직을 오래 했고 국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 갑자기 고함을 치시길래 저도 그런 건데 그 점은 사과하겠다”고 했다.

이은 기자 lee.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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