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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강제동원 유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 안치

중앙일보

입력

고국으로 돌아온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 유골 11위가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됐다.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학생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11일 오후 2시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 봉환 추도식을 열었다. 유족들과 정부 관계자, 추모객 등 100여 명은 유골에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추도식에 이어 납골당으로 이동해 유골함을 안치했다. 지난 10일 한국땅을 밟은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 유골 13위 중 2위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 선산에 봉안됐다.

사할린 지역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30년대 후반 일제의 국가총동원 체제와 태평양 전쟁 이후 사할린으로 끌려가 탄광·토목공사현장·제지공장 등에서 일했다. 피해자들은 일본이 패한 뒤 1990년 한·러 수교 이전까지 귀국하지 못하고 고국을 그리다 눈을 감았다.

조순옥 유족 대표는 “아버지가 사할린으로 가신 뒤 가족들은 다시 만날 날만을 애타게 기다려 왔다”며 “평생 그리워했던 고국으로 돌아오셨으니 이제는 슬픔과 아픔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국립 망향의 동산은 일제 침략으로 고국을 떠나 갖은 고난 속에서 고향을 그리다 숨진 재일동포 등 해외 한인들의 안식을 위해 1976년 세워졌다. 일본·중국·대만·홍콩·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동포 영령을 위로하는 위령탑과 묘역·봉안당이 들어서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9위도 이곳에 영면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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