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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추억 강촌 출렁다리 30년 만에 다시 개통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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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원도 춘천시 강촌의 옛 출렁다리(왼쪽)와 11일 개통하는 새 다리 모습. [사진 춘천시]

1970~80년대 대학생들이 즐겨 찾던 강원도 춘천시 강촌의 명물 ‘출렁다리’가 30년 만에 재개통된다. 강촌2리 개발위원회는 11일 오전 11시 춘천시 남산면 강촌2리에서 출렁다리 개통식을 겸한 안전 기원제를 열고 다리를 개방한다. 강촌역 인근에 놓이는 출렁다리는 다리 상판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현수교 형태로 보행만 가능하다.

 다리 규모는 폭 2m, 길이 58m로 옛 출렁다리보다 작다. 옛 출렁다리인 등선교는 1972년 12월 준공됐다. 교각 2개에 폭 3.4m, 길이 277m였다. 당시 국내 첫 현수교로 건설된 다리는 출렁다리로 불리며 관광객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서울에서 춘천을 잇는 경춘국도와 강촌유원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강촌 일대에 수도권 대학생들이 몰려들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주민 박민수(59)씨는 “대학 시절 출렁다리는 강촌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이었다”며 “출렁다리가 다시 생긴다는 소식을 들으니 젊은 시절 추억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1981년 12월 등선교 바로 옆에 현재의 강촌교가 지어졌고 84년 수해로 훼손된 뒤 복구가 불가능해지자 철거됐다. 춘천시는 경춘선 폐철도 관광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다리 재현 사업을 추진했다. 20억원을 들여 대형버스와 승용차 등 17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희망정원·추억광장 등 휴식 공간도 조성했다.

 출렁다리 일대에는 과거 대학생들로 북적였던 강촌의 번영을 재현한다는 뜻을 담은 ‘Again 1972 Gangchon’ 필름 조형물과 시민 공모를 통해 수집된 옛 강촌 사진 190여 점이 전시된다. 춘천시 관계자는 “등선교보다 규모는 작지만 외형을 똑같이 재연했기 때문에 추억을 되살리는 관광 상품이 될 것”이라며 “주변 도로를 정비해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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