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의약품·보석 … 인도엔 한국기업 미개척 시장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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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금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 ‘다음의 큰 성장(next big growth)’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기회는 사라질 겁니다.”

 비크람 도래스와미(46·사진) 신임 주한 인도대사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권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인도의 교역국임에도 불구하고 양국 사이에는 아직 미개척 사업영역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인구 12억 명의 거대 시장이다. 지난주 서울 한남동 주한 인도대사관에서 그를 만났다.

 도래스와미 대사는 인도가 정보기술(IT)과 우주·항공, 의학 및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은 IT와 가전·조선·자동차·철강 등 제조업 분야에서의 앞선 기술력이 있어 양국의 상호 보완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0년 초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으로 양국 간 무역량이 크게 늘고 있다.

 -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는.

 “한국은 자동차 부품 생산 기술이 뛰어나다. 인도 기업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부품들을 공급함으로써 틈새 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의류산업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섬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원료가 풍부한 인도와 협력한다면 최적화된 가치 사슬(Value Chain)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자공업 분야, 그 중에서도 고화질 HD화면과 발광다이오드(LED) 화면 같은 반도체 제품들은 충분히 인도시장을 공략해볼 만하다.”

 - 한국 기업들이 간과한 인도 시장의 개척 가능성은.

 “보석·가죽·의약품·커피·홍차·화성제품(Base Chemical) 등 너무나 많다. 한국의 IT 하드웨어와 인도의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활용해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나는 인도 인재들을 한국으로 유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인도 소비자들은 어떻게 다른가.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 상품을 고를 때 단순히 브랜드 가치만 보고 구매하진 않기 때문에 극소의 가격차라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또 다른 특징은 에너지 효율을 꼼꼼히 따진다는 거다. 인도 중산층 가구의 평균 에너지 사용료가 가계 지출의 25%나 차지하기 때문에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도래스와미 대사는 “연말에 국내 최초로 인도 축제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인도의 음악·문학·춤·음식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전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이루고 싶은 소망으로 “원고를 안 보고도 유창한 한국어로 연설하고 싶다”를 꼽았다.

코리아중앙데일리 이성은 기자 lee.s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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