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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거리 불심검문에 불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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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13일 미군 무한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 1주기를 추모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동료들과 시청 앞 광장에 갔다. 그런데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 전투경찰 10여명이 다가오더니 가방을 검사하겠다고 했다.

"불법 무기들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우리 일행은 모두 여성들로 그런 물건들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며 여성으로서 소지품이 든 가방을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보여주기 곤란해 응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행하는 검문은 불법이 아니냐"고 따졌다. 하지만 전경들은 "불법 맞다. 그래도 가방을 봐야겠다"고 우기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불쾌하지만 가방 속을 보여주고서야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지하도를 건너려는데 또 다른 전경들이 둘러싸더니 검문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이 나아졌다고들 하지만 아직 불법적인 불심검문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조민희.서울 광진구 광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