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7월 '이달의 신인' 선정, 데뷔 첫해 성공적인 시즌…메이저리거 성공시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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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강정호, 7월 한달 25경기에서 타율 0.379, 3홈런, 9타점으로 ‘이달의 신인’ 선정… “박병호·김광현 등 국내리그 정상급 선수들은 MLB에서도 통할 것”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주전 유격수 강정호(28)가 내셔널리그 ‘7월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2003년 ‘4월의 신인’에 오른 시카고 컵스 최희섭(현 KIA)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강정호는 7월 25경기에서 타율 0.379(87타수 33안타)에 3홈런, 9타점의 막강화력을 뽐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는 ‘강정호의 질주, 신인왕 레이스 유력후보’라며 강정호를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할 정도로 그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프로야구 타자 출신 메이저리그 진출 1호 강정호가 데뷔 첫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강정호는 타율 0.280에 두 자릿수 홈런을 올려 내셔널리그 신인왕까지도 노려볼 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정호는 지난해 국내프로야구에서 타율 0.356에 40홈런을 기록했다. 유격수로 한 시즌 40홈런은 국내에서 최초이자 최고 기록이었다.
강정호는 두말할 것 없는 국내 최고의 유격수이자 거포였지만 미국에서 통할지는 의문이었다.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리그 출신의 타자들 중에서 성공사례를 꼽으라면 스즈키 이치로(42·마이애미 말린스) 정도에 그칠 정도로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게는 그 벽이 높아 보였다.

이승엽(39·삼성)·김태균(33·한화)·이대호(33·일본 소프트 뱅크)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도 메이저리그(MLB) 대신 일본을 선택했다. 국내프로야구 출신 타자로는 메이저리그 진출 1호인 강정호의 첫 시즌을 가늠해볼 만한 모델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일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관계자는 강정호의 성공 가능성을 아주 낮게 봤다고 한다. 국내 모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강정호를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담당자가 한국에 왔다. 그런데 첫 타석을 보더니 가방을 챙기더라. 이유를 물었더니 ‘레그킥(Leg Kick)’을 하는 타자는 미국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레그킥(타격 시 왼발을 높이 들었다 놓으며 중심을 이동하는 타법)을 이유로 꼽았다. 오른손잡이인 그는 타격할 때 레그킥을 쓴다. 하체 이동이 크면 파워(중심)를 싣는 데 유리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 한국 투수들의 직구는 평균구속이 143㎞ 정도인 데 반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148㎞쯤 된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투심패스트볼·싱킹패스트볼 등의 구속이 직구(패스트볼)와 비슷하면서도 볼끝 변화가 심한 구종(球種)을 주로 구사한다. ‘천하의’ 이치로가 미국 진출 후 레그킥을 버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강정호는 미국 진출 후에도 레그킥을 버리지 않았다. 대신 ‘투트랙’을 구사했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레그킥을 사용했고, 불리할 때는 왼다리를 지면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래도 레그킥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강정호는 레그킥으로 ‘레그킥 논란’을 잠재웠다. 그는 지난 5월 7일 신시내티 레즈전 때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는 아롤디스 채프먼의 시속 161㎞의 강속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었다. 레그킥을 하면서도 광속구(光速球)를 정확하게 공략한 것이었다.

'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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