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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위, "어렵게 마련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 삼가라"

중앙일보

입력

북한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은)가 2일 “남조선 당국은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의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5000여 자에 달하는 담화에서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라고 표현하면서 “이번에 조성된 위험천만한 위기의 주범이 마치 우리인듯한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는 온당치 못한 처사부터 일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동보도문 발표 이후 남조선에서는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언행들이 계속되고 있다. 현 상황을 방치해 두는 경우 북남관계는 대결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국방부 당국자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관계개선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언행'이란 최근 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로 체면을 구겨 10월 도발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 것,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를 보일 경우 핵사용 승인권자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개념을 공개한 것 등을 가리킨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공동보도문 2항(“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에 대해서도 “김관진은 우리가 ‘지뢰 도발’을 일으킨데 대해 ‘사과’한 것처럼 묘사하면서 ‘북이 주체로 되는 사과’를 받아냈다는 있지 않은 여론을 유포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 됐습니다’ 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북과 남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놓고 어느 일방의 승리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천박하고 비루한 일은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북한의 반응에)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지금은 남북이 서로 간에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때이지, 말을 갖고 다툴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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