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뷰티 한류’ 붐업 … 아모레·LG생활 함께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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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박신혜(左), 김수현(右)

‘화장품 한류’를 이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손을 맞잡았다. ‘중국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2~5일 중국 항저우(杭州)와 난징(南京)에서 ‘K뷰티쇼 인 차이나’라는 행사를 공동 주최한다.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로 라이벌 관계인 두 기업이 연합 전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중국의 경기 성장이 둔화되고 위안화 절하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 위기 상황이 두 기업의 공동 대응을 이끌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하는 화장품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만해도 전년 대비 126%였지만 올 7월엔 30%대로 떨어졌다.

 두 기업은 ‘고급스럽고 멋진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한국 문화를 확산하는데 행사의 초점을 뒀다. K뷰티쇼는 항저우와 난징의 고급 쇼핑몰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한류 스타’도 전면에 내세웠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중국시장 모델인 배우 김수현과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모델인 배우 박신혜가 팬 사인회를 한다.

 한국 면세점과 중국 유명 백화점에서 인기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체험행사도 대규모로 연다. LG생활건강이 올해 새로 내놓은 최고급 한방화장품 ‘더 사가 오브 수’도 참여한다. 라네즈 옴므 모델인 배우 송재림의 토크쇼, 유명 아티스트가 시연하는 메이크업 쇼와 사진 촬영 공간을 운영하는 등 중국 소비자가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두 회사가 개별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그치지 않고 한·중 문화교류에 앞장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진출은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보다 3년 빠른 1992년에 했다. 본격적인 중국 공략도 아모레는 2000년대 초반, LG생건은 2000년대 중반에 시작했다. 중국 매출 규모도 아모레가 앞선다. 지난해 기준 아모레가 4673억원, LG생건이 1211억원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 성장률은 각각 50%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LG생활건강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궁중화장품’이라는 컨셉트를 내세운 한방화장품 ‘후’는 한류스타 이영애를 모델로 VIP 마케팅에 집중해 성장세가 빠르다. 2013년 88%, 지난해 143%, 올 상반기는 무려 260% 매출이 늘었다. 중국 특화 전략도 효과를 봤다. 국내 브랜드숍 1위인 페이스샵의 지금 모델은 가수 겸 배우인 ‘수지’다. 하지만 중국에서만큼은 ‘별에서 온 그대’로 독보적인 한류스타가 된 김수현을 모델로 쓰고 있다.

 아모레는 프리미엄 화장품 전략으로 중국 시장을 사로잡았다. 3년 간 3500명의 현지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2002년 내놓은 라네즈를 시작으로, 마몽드(2005년)·설화수(2011년)·이니스프리(2012년)·에뛰드하우스(2013년) 등 다양한 브랜드를 중국 시장 성장에 맞춰서 내놓았다. 중국 시장의 고급화에 따라 설화수로 공략하고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이니스프리를 출시하는 식이다. 올 6월에는 고기능성 화장품이라는 컨셉트로 아이오페를 선보였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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