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이번 주 경제 용어] 소셜슈머(Socialsume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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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공유가치창출(CSV)로 발전하면서 주목을 받은 건 소비자들의 성향입니다.

 2013년 7월 제일기획이 성인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기업은 윤리경영에 대한 실천 의무가 있으며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대감은 소비자의 소비행태와 연결되는 성향이 있습니다. 1990년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컨설팅하는 미국업체인 콘 로퍼(Cone Roper)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가격이 비슷하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이런 소비를 ‘착한 소비’라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그 기업이 만드는 제품만을 보고 사는 게 아니라 기업 자체의 이미지와 사회적 공헌 활동까지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죠. 착한 소비는 원래 ‘윤리적 소비’라는 말에서 출발했는데 커피·의류·스포츠용품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제3국의 싼 노동력을 착취하다시피 하면서 돈을 버는 행태에 반대해서 일어난 운동이죠.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보여 관련 회사들이 점차 더 많은 돈을 주고 원료를 사오거나 해당 지역에 공헌활동을 하기 시작하자 더 큰 개념으로 발전하면서 착한 소비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게 된 겁니다.

 또 이런 소비자를 소셜슈머(Socialsumer)라고 부르게 됐죠. 소셜슈머는 Social(사회적)과 Consumer(소비자)를 결합한 말로 ‘사회적 소비자’정도로 해석됩니다. 단순히 기업이 생산해내는 물건의 품질이나 가격만을 보고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제품에 어떤 사회적 가치를 담았는지까지 보면서 소비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 됐죠.

 이런 소비자들의 행태는 기업입장에서는 브랜드가치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비재의 경우 얼마나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선호하는지는 기업의 생사 여부와도 밀접하죠. 이와 더불어 인터넷과 모바일기술의 발달을 등에 업고 소비자 운동의 파급효과가 커지면서 한 번 부도덕한 기업이나 상품의 이미지를 갖게 되면 생존까지도 위협받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업들은 이 소비행태를 무시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기업의 CSV가 성공하려면 이런 소셜슈머들의 인정을 받아야하는 건 당연하겠죠.

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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