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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조 편들기 온정주의 너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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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김칠두 산업자원부 차관 초청 기업노무담당 임원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노사정책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노사분규로 몸살을 겪거나 노조가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두산중공업.대우중공업.효성.통일중공업 등의 불만이 특히 컸다.

지난달 29일 권기홍 노동부 장관과의 만남에서는 주로 權장관의 노동정책 방향을 경청하던 자세를 보이던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었다. 임원들은 '할 말은 해야겠다'는 자세였다.

대기업 임원들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두산중공업과 철도파업.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등 각종 노사 현안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안은 노조편을 든 온정주의의 산물"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한 임원은 "최근 산업현장은 1987년 6.29선언 이후 봇물처럼 쏟아진 노조의 거센 요구를 다시 보는 듯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노사관계 불안정은 정부가 주장하는 제도의 문제점 때문이 아니라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적 자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노조의 발언권이 세져 기업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고 이것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데 정부가 내놓는 해법은 언제나 미온적이고 감상주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정부를 몰아붙였다.

임원들의 집중적인 성토를 받은 金차관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노사 현안에 대해 자주 대화를 하며 풀어나가자"고 말한 뒤 서둘러 간담회장을 떠났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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