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모의 여성 앵커에게 '외모는 섹시한데 머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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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사진 중앙포토]

미국 대선에 공화당 주자로 뛰어든 도널드 트럼프가 언론과 막장성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신에게 돌발 질문을 했던 폭스뉴스의 여성 앵커를 놓곤 또 ‘빔보(bimbo)’라는 비속어로 비난하는가 하면 자신을 비판해온 방송사 유니비전의 앵커를 기자회견장에서 내쫓는 기행을 서슴치 않고 있다.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여성 앵커인 메긴 켈리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방송에 복귀하자 트위터에 “빔보가 돌아왔다“는 글을 리트윗했다. 빔보는 외모는 섹시한데 머리가 빈 여성을 지칭하는 비하성 표현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켈리가)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올려 켈리의 방송 하차를 희망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켈리는 지난 6일 공화당 후보들을 상대로 한 첫 TV 토론때 트럼프를 겨냥해 “여성을 돼지 등으로 비하했다”며 돌발 질문을 던졌던 여성 앵커다.

트럼프의 비난 트윗에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회장은 성명을 내 “트럼프의 근거 없는 공격은 충격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에는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에일스 회장 성명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반박 성명으로 받아 쳤다.

트럼프는 25일엔 아이오와주 유세 중 기자회견을 하다가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 앵커를 회견장에서 내쫓았다. 앵커인 호르헤 라모스가 트럼프에게 질문을 하려 하자 “당신은 질문자로 지명되지 않았다”고 거부했고, 라모스가 “질문할 권리가 있다”고 반발하자 진행 요원들에게 지시해 라모스를 바깥으로 내보냈다. 유니비전은 트럼프가 멕시코계 불법 이민자를 ‘성폭행범’으로 지칭하며 논란을 야기하자 트럼프 소유 업체가 주관하는 미스유니버스대회 중계를 보이콧한다고 발표했던 방송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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