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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경제 … “인기에 연연 말고 구조개혁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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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지나온 절반’을 돌아보며 ‘새로운 절반’의 전략을 짜야 할 중요한 순간이다. 임기 후반 박 대통령이 맞닥뜨릴 수 있는 도전은 많다. 경제의 신성장 동력 발굴, 노동개혁, 남북관계 등. 그래서 박근혜 정부 탄생에 직간접으로 기여한 그룹들과 이너서클 밖의 전문가들로부터 전망을 들었다. ‘당선 기여 그룹’과 ‘전문가 그룹’에서 각 5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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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기 “미진” “아쉽다”=지난 2년6개월에 대한 총평에선 ‘성과가 많지 않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문가 그룹은 “애는 썼지만 성과가 미흡했다”(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효과적인 통치 방식을 찾지 못해 고생한 기간이었다”(강원택 서울대 교수), “약속한 것 중 지켜지는 걸 찾기 힘든 2년 반이었다”(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등으로 직설적이었다. 당선 기여 그룹에선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2년 6개월 씨를 뿌렸다. 후반기에는 수확을 해야 한다”고 했으며 김경재 대통령 홍보특보는 “집권 후반기에는 좀 더 ‘완성되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경제·외교·문화 등 분야별 국정 운영에 대해선 평가가 갈렸다. 특히 경제정책에 대한 의견이 극단으로 갈렸다. 유병규 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박근혜 정부의 전반기 경제정책을 “경기 회복을 위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반면 “지난 1년간 돈은 열심히 풀었는데 성과가 과연 뭔지 모르겠다”(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의견도 있었다. 외교정책에 대해선 호의적인 평이 많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잡기 노력이 쉽지 않았지만 필요했다는 점에서다. ‘창업공신’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중 관계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전문가그룹의 문정인 연세대 교수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외교는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후반기 정책의 급소는=10인에게 ‘박근혜 정부 남은 2년 반의 성패는 어디에 달렸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몇 가지 유형화할 수 있는 답이 돌아왔다.

 가장 많은 4명이 ‘경제구조개혁’에 매달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국본소통본부장 출신인 이성헌 전 의원은 “현 정부의 성패는 결국 노동개혁에 달렸다”고 말했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경제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박 전 장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유 전 본부장),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경제구조 개편에 힘써야 한다”(신 교수) 등 분야는 달라도 경제구조개혁을 정권 후반기의 승부처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3명이 ‘남북관계 개선’을 시급한 후반기 국정과제라고 주장했다. 김 홍보특보는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구상에서 더 범위를 넓혀 고속철도를 추진하는 등 DMZ에 대한 개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박 대통령에게도 이런 건의를 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문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 방식과 관련해 “강대국 외교에만 의존해 북한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의 카드를 선제적으로 내놓음으로써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도 했다.

 응답자 중 2명은 ‘선택과 집중’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박 대통령이 일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제는 정말 ‘박근혜 정부의 레거시(legacy·유산)’를 뭘로 만들 건지 고민하면서 한 수 한 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철희 소장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결국은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며 “‘일방적인 통치’가 아니라 ‘서로 타협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많은 게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분야에 상관 없이 박 대통령에게 어떤 ‘원 포인트 팁’을 주겠느냐고 묻자 재미있는 답들이 쏟아졌다.<그래픽 참고> 4대 개혁과 관련해 “전략부터 세우고 협상에 임하라” “대통령이 직접 밤샘토론을 하라” “목적과 수단을 국민에게 설명하라” 등의 조언을 했다.

  남궁욱·김경희·위문희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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