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가 5연승을 달렸다. 선발투수 이태양(22)의 호투가 빛났다.
김용희 SK 감독은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전에 언더핸드인 이태양을 겨냥해 왼손 타자를 집중배치했다. 초반에는 좌타 위주 라인업이 먹혀들었다. 1회 말 톱타자 이명기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조동화의 희생번트에 이어 박정권이 1타점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하지만 2회부터는 이태양이 타자들을 제압했다. 2회 말 김성현에게 몸맞는 공을 준 뒤 유서준을 투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다. 5회 2사 뒤 이명기에게 2루타를 맞을 때까지 8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탈삼진도 7개나 섞었다. 5이닝 3피안타·3사사구 1실점. 시즌 7승째(2패)를 수확했다.
야수들도 이태양을 도왔다. 0-1로 뒤진 3회 초 안타 3개와 선발 세든의 폭투 2개를 묶어 단숨에 석 점을 뽑았다. 병살타를 무려 4개나 기록한 것이 아쉬웠지만 승리하기엔 충분한 점수였다. 6회부터 등판한 최금강-임정호-김진성도 4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5-1로 승리한 NC는 5연승을 질주하며 롯데에 패한 선두 삼성을 2.5경기 차로 쫓았다. NC는 7회 이후 리드한 경기에서 58승1패(1위)를 거두는 뒷심도 뽐냈다.
이태양은 돋보이진 않지만 NC의 숨은 공로자다. 팀내 투수 중 해커(24선발·158과3분의1이닝) 다음으로 많은 18경기에 나가 97이닝을 던졌다. 비록 승리는 많이 챙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도 3.90으로 준수하다. 이태양은 "팀이 연승을 이어가서 기분이 좋다. 타선에서 점수를 내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수비와 태군이 형 리드가 좋아서 5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원정 6연전 동안 선수들이 많이 지쳤을 때 잘 견디며 집중했다. 홈에서 좋은 경기를 팬들께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승리로 기분좋은 징크스도 이어갔다. 김 감독은 2008년 8월23일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를 기념해 8월 23일을 '야구의 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후 지휘봉을 잡고 야구의 날에 치른 5번의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