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가두리 양식장서 어류 33만 마리 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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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7일 경남 거제시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적조로 집단 폐사한 물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마을 앞바다에서 가두리 양식장 3곳을 운영 중인 어민들은 열흘 전부터 검붉은 띠를 형성해 다가오는 적조로부터 참돔·돌돔·우럭·쥐치 등 어류 120만8000마리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거제시도 30여 척을 동원해 양식장 주변에 황토를 뿌리거나 스크루로 물결을 일으켜 다가오는 적조를 밀어냈다.

 하지만 적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 16일 오후 참돔과 우럭 등 33만2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채 떠올랐다. 4억2000만원어치다. 어민 양진산(61)씨는 “돔을 팔아 다가올 추석을 쇠고 내년 양식사업도 준비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떼죽음을 당하니 황망할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남해에서 첫 적조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정확한 폐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또 적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남해군 양식장 2곳의 어류 31만 마리를 방류하고 통영시 해역 가두리 양식장 3곳의 62만 마리를 적조 밀도가 낮은 곳으로 옮겼다.

 적조주의보는 지난 5일 경남 거제와 통영 해역에 처음 발령됐다.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저구마을 인근 해역은 지난 13일 적조주의보에서 적조경보로 격상됐다. 문제는 적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전남과 경남 해역은 물론 경북 포항 호미곶 해역에도 적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남해안 연안 수온도 적조생물이 증식하기 알맞은 23~24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23~26일엔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이 적은 소조기도 예정돼 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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