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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확산 … 눈길 가는 배당주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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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윤모(37)씨는 최근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와 1000만원 가량을 찾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너무 떨어져서 투자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 미만이었고, 저축은행 역시 연 2.1%가 가장 높은 금리였다. 윤씨는 증권사를 찾아갔다. “연 4~5% 수준의 수익을 내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은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 증권사에서는 배당주 펀드를 추천했다. 주가가 떨어진다 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 수익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윤씨는 “최근에는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예·적금도 1년 만기가 아니라 18개월, 24개월 만기 상품을 찾아 가입할 정도였다”며 “설명을 듣고 보니 배당주 펀드가 은행 예적금보다 장기 수익률이 더 높아 2년 정도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면서 투자자가 은행을 떠나고 있다. 은행 예·적금 규모도 2014년 하반기 이후 급락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84조7550억원이던 정기예금 잔액은 567조3401억원으로 3% 이상 줄었다. 정기적금도 같은 기간 38조2570억원에서 36조9460억원으로 3.5% 감소했다.

 저금리 시대 은행 예적금을 대체할 수 있는 목돈 투자형 상품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배당주 펀드다. 배당주 펀드는 말 그대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높은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당주 자체가 가치주 성격이 강해 주가 하락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 위험이 적을 뿐 아니라, 설사 주가가 하락해 손실을 입더라도 배당 수익으로 일정 부분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200지수의 경우 최근 3년간의 손실 확률이 53%에 달했지만, 배당 상위 종목으로 구성된 MKF웰스고배당지수의 경우 같은 기간 손실 확률이 8.3%에 불과했다.

 기업이 배당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로선 기회다. 지난달 23일 현대자동차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당 1000원의 중간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주당 500원이던 중간배당금을 1000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기업이 앞다퉈 배당을 늘리는 데엔 이유가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배당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기업이 당기소득의 일정 비율을 투자·임금·배당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세금을 더 내도록 한 것이 요지다. 정부가 함께 도입한 배당소득증대세제 역시 배당주 투자의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시장 평균 대비 배당성향이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에서 배당금을 받을 경우 14%인 원천징수세율이 9%로 낮아진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최고 38%의 누진세율 대신 25%의 분리과세율을 적용받아 이점이 더욱 크다.

 주의할 점은 배당주 펀드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배당주 펀드 중에서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있는가 하면, 주가 수익률에 더 중점을 둔 펀드도 있다. 삼성배당주장기 펀드의 경우 2015년 예상 배당수익률이 2.25%로 시장 평균(1.4%)보다 높은 펀드다. 편입 종목 중 대형주 비중이 65%를 넘는다. 그만큼 배당 수익에 중점을 둬 안정적이다. 반면 동양중소형고배당 펀드는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0.8%에 불과하고, 중소형주 비중이 87% 이상이다. 정통 배당주 펀드라기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배당주를 보조적으로 편입한 펀드다. 김정남 연구원은 “수익률은 다소 낮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길 원한다면 배당수익률이 높고 중소형주 비중이 낮은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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