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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38만원 … 중국서 값 확 내린 현대·기아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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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ix35(左), 스파오(右)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성장세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 카드를 꺼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 7일부터 구형 스포티지(현지명 스파오) 등의 가격을 최대 30% 내렸다. 스파오의 경우 15만9800~19만6800위안(2998만~3692만원)에서 10만9800~14만6800위안(2060만~2754만원)으로 5만 위안(한화 938만원) 인하했다. 스포티지R(즈파오)의 가격도 2만 위안(375만원) 내려 16만4800~24만9800위안(3092만~4686만원)에서 14만4800~22만9800위안(2716만~4311만원)으로 조정했다.

 현대차의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도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베이징현대는 이달 초부터 주력 SUV인 싼타페와 투싼(현지명 ix35)의 가격을 각각 3만 위안(562만원), 2만 위안씩 내렸다.

 현대·기아차의 가격 인하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국 시장 내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고육책이다. 지난해 10.4%에 달했던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9.2%로 떨어졌다. 특히 6월 점유율은 7.3%까지 밀렸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중국 토종 브랜드는 최근 품질을 꾸준히 개선한데다 외국업체보다 30~40% 가량 저렴한 차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상하이모터쇼장을 찾은 기아차의 이형근(63) 부회장은 "중국 로컬업체(에서 만든) 차들이 많이 좋아진 것같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도 일찌감치 현지 판매 가격을 낮췄다.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미국의 GM은 차종별로 4~7%대의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일단 구형 모델의 가격을 낮춰 현지 브랜드들로 눈을 돌리는 중국 소비자들을 붙잡아 놓기로 했다”며 “가격 인하에 더해 곧 현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투싼과 스포티지, K5 등을 무기로 10%대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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