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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스 관절염, 관절 변형 막는 것이 치료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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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50대 여성 환자가 방문했다. 몇 달간 계속 손목과 손가락이 쑤시고 아파 관절에 좋다는 여러 민간요법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더 심해졌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너무 늦지 않게 발견해 관절 변형이 시작되기 전에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에 걸리면 관절이 아프면서 붓고 뻣뻣해진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뻣뻣한 증상이 심하다. 이런 증상이 6주 이상 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간혹 통증 완화가 치료의 전부라고 잘못 알고 있는 환자가 있다. 하지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바로 관절 변형이다. 대개 질환 발생 후 1~2년 사이에 시작된다. 한번 손상된 관절은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조기 발견·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류머티스학회 연구에 따르면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88%가 통증이 없는 것이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환자의 약 50%는 관절 손상 예방을 질환관리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절 변형과 손상을 막는 것이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항류머티스 약제, 생물학적 제제(TNF-α 억제제) 등이 쓰인다. 최근에는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TNF-α 억제제가 널리 쓰인다. TNF-α 억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를 차단해 관절 손상과 변형을 예방한다.

최근 필자가 이끄는 전남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연구팀은 체내에 뼈의 파괴를 담당하는 ‘파골세포’와 파골세포의 분화와 활성을 조절하는 면역조절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 T세포’에 대한 연구결과를 미국 류머티스학회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자연살해 T세포가 기능장애를 일으키면서 파골세포의 분화와 활성이 증가해 골 파괴가 가속화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향후 자연살해 T세포가 기능 부전을 일으키는 원리를 밝혀 골파괴 조절 능력을 회복시키면 골관절 변형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치료에 긴 시간이 걸리고 완치가 힘들다. 단 조기에 류머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관절 변형을 막을 수 있다. 또 현재 여러 연구에서 류머티스 관절염의 질환과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어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의 미래는 밝다.

박용욱 전남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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