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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하세요] 226㎞ 철인 3종 완주, 자선 모금 … 단역배우도 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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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자선행사에서 소년 팬과 사진을 찍은 하인스 워드. 소년은 현역 시절 워드의 소속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라이벌 그린베이 패커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워드는 흔쾌히 촬영에 응했다. [사진 페이스 북]

2006년 한국에선 ‘하인스 워드 신드롬’이 불었다. 당시 미국 프로풋볼(NFL) 최고 스타 하인스 워드(39)가 한 살 때 떠난 고향 서울을 29년 만에 다시 찾으면서다. 특히 그와 같은 혼혈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혼혈 축구선수 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은 “워드를 보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워드는 2012년 두 차례 수퍼보울 우승과 한 번의 수퍼보울 MVP 수상을 전설로 남긴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당시 기자회견에선 “영원한 스틸러스(워드가 1998년 프로 입단 후 계속 머무른 소속팀) 멤버로 남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은퇴 후 그의 삶은 바빴다고 한다. 미국 방송사 NBC에서 풋볼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와 할리우드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에 단역으로 깜짝 출연했다. 그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내 최근 관심사는 최고의 방송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드가 가장 힘을 기울이는 건 자선활동이다. 그는 2007년 한국 혼혈아동을 위한 하인스워드 재단기금을 만들었다. 지금도 자선경매 등 다양한 경로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 소속팀의 연고지인 피츠버그에선 문맹아동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워드는 “애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며 “자선활동에 대한 내 열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워드는 2013년 10월 하와이에서 열린 철인 3종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총 13시간 8분 15초 만에 226.295㎞ 전코스를 완주했다. 이 대회는 험난한 코스로 유명하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험난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2006년 NFL 수퍼보울에서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하인스 워드. 그는 팀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기면서 그해 수퍼보울 MVP가 됐다. [중앙포토]

 -왜 출전했나.

 “미식축구에서 은퇴했다는 게 일상적인 운동을 그만뒀다는 뜻은 아니다. 난 활동적인 사람이다. 또 승부욕이 강하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성향도 있다. 철인 3종은 역시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다.”

 -자서전을 쓸 계획이라 들었다.

 “매일 자서전을 쓰고 있다. 난 내가 축복받은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다. 아직 자세히 얘기할 순 없다. 계속 지켜봐 달라.”

 워드는 올 미국의 어머니 날(5월10일) 때 어머니 김영희씨와 함께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효심이 여전히 깊다. 김영희씨는 하루 16시간씩 일하면서 워드를 홀로 키웠다. 그래서 워드는 평소 “어머니는 내 모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골프 치는 재미에 빠졌다. 아내(워드는 2011년 린지 워드와 재혼했다)와 함께 골프를 치는 게 제일 즐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쁜 스케줄 때문에 한국에 갈 겨를 없었다. 시간이 나면 또 방문하고 싶다”며 “내겐 한국은 집(home)과 같은 곳”이라고 했다. “곧 한국에서 골프를 치기 바란다”고 했다.

이철재 기자 황수현 대학생 인턴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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