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일왕을 '천황폐하'로 불러…"과거 문제 갈등 창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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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령’.[니코니코 대담 캡처]
‘박근령’.[니코니코 대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씨가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지칭하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일본 편을 드는 대담 동영상이 4일밤 공개됐다. 이날 방송은 일본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가 지난달 사전 녹화한 특별대담이다. 지난달 31일 일부가 공개됐고, 4일 밤 전체 녹화내용이 보도됐다. 박씨는 “우리가 위안부 여사님들을 더 잘 챙기지 않고 자꾸 일본만 타박하는 뉴스만 나간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 (일본)을 탓하지 말고 위안부 할머니나 어머니를 위로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지원은 한국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작고하신 히로히토 천황께서, 천황폐하께서"라며 대담 중간 중간 일왕을 ‘천황폐하’로 불렀다.

박근령씨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한 동네에서 이웃하고 자꾸 서로 타박하면 창피하듯이, 과거 문제를 가지고 자꾸 갈등을 빚는 건 국가적으로 창피한 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바뀔 때마다 (한국 정부가) 사죄를 요구하는 건 제3국에서 볼 때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과거사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건 역사를 후퇴시킴으로써 (한국의) 국익에도 좋을 것이 없다”는 주장도 폈다.

일본 정치인들이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는 데 대해서도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했다. 그는 “설마하니 아베 총리께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시면서 ‘앞으로 또 전쟁을 일으켜서…’ 이렇게 참배하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야기가 나오면 그거를 자꾸 뭐라고 하는 건 일본 내정 간섭”이라며 한국 외교부 등이 문제를 삼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일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말하다’는 제목으로 1시간 40분 가량 진행된 대담에서 박씨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5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 걸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일본의 무상·유상 원조가 제철소와 고속도로 건설 등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언니 박근혜 대통령과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느냐는 사회자 질문에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본의 인상에 대해선 “매너나 예의, 상대에 대한 배려 등 일본에는 한국에 없는 장점이 있다”며 “한국도 예의지국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들어맞지 않는다. 일본에게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선 일본을 비난하는 뉴스만 나가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보수 우익성향이 강한 일본 산케이신문은 5일 인터넷판에서 박씨의 특별대담 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박 대통령의 여동생이 일본을 옹호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에게 배워야 한다’ ‘과거를 자꾸 되풀이하는 것이 창피하다’ 등 그의 주요 발언들을 소개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박근령’. [사진 니코니코 대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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