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특조위 올해 예산 절반 깎여 89억원

중앙일보

입력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올해 예산이 89억원으로 책정됐다. 특조위는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임금 등 고정비용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고 반발했다. 특조위는 지난 5월 정부에 예산 160억원을 청구했다.

기획재정부는 세월호 특조위 운영비 지급 등이 담긴 ‘2015년도 일반회계 일반 예비비 지출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항목별로 별정직 공무원 31명에 대한 인건비 19억원과 임대료 등 운영비 57억원, 진상조사 사업비 1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안건이 매주 목요일 열리는 차관회의를 거치지 않고 긴급 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특조위가 정부에 청구한 세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방만 운영 논란이 제기됐다. 예산안 160억원 중에는 직원 체육대회 비용 252만원과 동호회 지원비용 720만원, 직원 생일 경비 655만원 등이 포함됐다.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현장 조사비용이 8억원에서 1억원으로 삭감됐다”며 “사무실에 앉아서만 조사를 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저동에 있는 2251㎡(681평) 크기의 사무실은 보증금 9억8200만원에 월 임대료가 9800만원이 나간다. 특조위는 활동 비용을 제외한 고정비로만 52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날 세월호 최종 인양 업체로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 샐비지를 선정했다. 해수부는 인양 비용 851억원을 세 단계에 걸쳐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첫 단계는 세월호 선체에 남아 있는 기름을 제거하고 유실 방지를 위한 철조망을 각 창문에 다는 작업이다. 둘째 단계는 세월호 선체를 인양해 목포항에 접안하는 작업이다. 셋째 단계는 세월호를 육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홍총 상하이 샐비지 국장은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기술과 인력을 전력 지원해 반드시 인양에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상하이 샐비지는 세월호를 가상 인양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잠수부를 엘리베이터처럼 수중에 옮겨주는 다이빙 센터와 선체를 탐사할 원격조정 무인 잠수정도 사용됐다. 세월호 밑바닥 모래를 흡입기로 빨아 들인 뒤 앞 부분을 5도 정도 들어올려 인양용 철판을 까는 작업도 그려졌다.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해 세월호에서 500m 떨어진 곳에는 400m 길이의 수중 대형망도 깔린다.

장기욱 해수부 인양추진과장은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현장 조사를 시작해 내년 7월 전에는 인양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