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싱가포르서 조선인 위안부 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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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940년대 초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인 군무원으로 일하며 ‘조선인 위안부’를 목격했던 한국인의 생전 증언 영상이 공개됐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싱가포르에서 B·C급 전범으로 재판을 받았던 고(故) 송복섭(1916년생) 할아버지의 90년대 초 인터뷰 영상 일부를 3일 공개했다.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22주년인 4일을 앞두고서다. 인터뷰 영상에서 송 할아버지는 자신이 근무했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팔렘방에도 조선인 위안부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팔렘방에 있던 위안부들은 ‘제1명월관’과 ‘제2명월관’ 두 곳에 나뉘어 있었고 수마트라든 싱가포르든 인근에 조선인 위안부가 없는 곳이 없었다”며 “일본군들은 한 번 위안부를 찾는 데 50전(현재 가치 4만원)을 냈고 문 앞에도 ‘한 발(一發)에 50전’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명월관은 일본군에 협조하며 위안부를 관리하는 한국인 형제가 운영했다고 한다. 송 할아버지는 40년대 초 강제징용을 피하려 일본군 군무원으로 입대해 인도네시아에서 포로감시원과 보급병 등으로 일했다. 그는 일본 패전 직후 연합군 전범재판에 넘겨졌다가 극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92년엔 한 지역 일간지에 자신이 있던 부대에서 운영된 조선인 위안부 명단 61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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